원래 김치만두라는게 그 자체로 개발된게 아닌 김장김치 묵어서 그냥 먹기 어려울 때 부침개를 해 먹거나 찌개를 하거나 씻어서 만두를 해 먹거나 하는 등의 부차적인 용도로 개발된 것이죠.
두부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만드는 비지찌개 처럼, 손질하며 버려지는 부스러기를 말려 만드는 우거지 음식 처럼 비쌀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가자미회냉면.
식당에서 냉면에 가위질을 시작한게 생각보다 오래지 않습니다.
80년대 후반들어 생활수준이 나아지며 가족외식문화가 발달하게 되죠. 그러며 아가씨나 아줌마들이 얼굴과 옷에 튈까 걱정하고 입으로 끊어 먹느랴 입주위에 양념이 뭍어 이뻐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먹기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고기 썰던 가위로 면도 자르기 시작했었고 그게 지금은 물어 보지도 않고 마구 잘라 내오는 어이없는 경우를 자주 겪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습니다.
면을 입으로 끊어 먹는 것도 음식 먹는 재미입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여러 다양한 재미를 즐기는 것인데 왜들 그 큰 재미를 버리려고 하는지...
면 끊어 먹는게 귀찮으면 짜장면/비빕밥도 주방에서 미리 비벼 달라고 하시지...
쌈도 한입 크기로 미리 싸서 가지런히 쟁반에 얹어 내오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데 가끔 소위 음식 전문가라는 분들이 물냉면 먹을 때 가위질 않는게 좋다는 이유로 '면의 메밀이 가위의 쇠와 만나면 맛이 변하여 좋지 않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치는 것을 보곤 합니다.
언듯 들으면 상당히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약간만 넓혀 생각해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이론입니다.
냉면그릇과 가위는 스테인레스 스틸로서 같은 종류의 쇠입니다.
쇠로 만든 그릇에 넓게,장시간 닿는 것은 문제 없고 가위의 얇은 날이 순간적으로 닿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론은 괴상망측하기 이를데 없죠.
뭐 물냉면에 들어가는 계란이 메밀의 찬 성분을 어쩌구, 독한 성질을 중화 저쩌구,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 저쩌구 하는 것도 뭔가 그럴싸한 이론을 만들어 내서 자신이 무지 전문가스러운 분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늘어놓는 소리일 뿐입니다.
하동관 곰탕에 계란 넣는 것, 옛날 다방에서 모닝커피나 쌍화차에 계란 넣는 것, 옛날 도시락 밥 위에 계란후라이 하나 얹는 것, 옛날 중국집 간짜장에 계란 후라이 얹은 것, 소풍 갈 때 빠짐없이 삶은계란 싸가던 것, 기찻간 홍익회 아저씨가 파는 음식에 삶은계란이 꼭 있던 것, 잔치국수와 잔치음식에 계란지단 얹는 것,
이런 것들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예전 어렵던 시절에는 계란 한알도 꽤나 사치스러운 고급식품이었기에 음식에 넣음으로 품위를 높이고, 동물성 단백질 섭취원이 부족하던 시절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단백질이었기 때문이죠.
서울쪽과는 약간 차이가 있는 순대국밥
취향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제 입에는 좋은 비빔냉면이었습니다. 특히 면발이 마음에 들었는데 한성면옥, 함흥냉면옥과 더불어 삼척 3 대 함흥냉면으로 불리울만 하죠.
참고로 함흥냉면은 625후 남쪽에 내려와서 생긴 새로운 이름이고 원래는 비빔국수 혹은 회비빔국수라고 함경도에서는 불렀습니다.
남쪽에서 이미 명성을 날리던 평양냉면을 흉내내서 새로 지어 붙인 이름이죠.
그런데 면과 밥을 제외한 음식들이 가게 분위기와 입지, 맛에 비해 가격이 높게 느껴집니다. 매스컴 타며 몰려드는 외지인들 때문에 높여진 듯..
특히 식은 것을 지져 낸 오징어순대와 평범하며 비싼 만두는 개인적으로 제일 실망스러웠습니다.
살펴 보니 동네분들은 육개장을 주로들 드시더군요. 속초 까지 가서 육개장 사 먹기는 뭐시기 해서 시도를 못했습니다만..
오징어순대와 만두는 우리 같은 외지 뜨내기들을 노린 메뉴/가격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