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아웅산 국립묘지를 방문하자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의 생존자와 피해자 유족들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아직도 반성을 하지 않는 북한을 보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이 역사의 치유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웅산 테러 사건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인 최재욱 전 환경부 장관(72)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웅산 사건은 북한이 상식이 안 통하는 나라라는 것을 널리 알린 대표적인 사례”라며 “한민족에게 망신을 주는 행위를 해놓고도 29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공보비서관으로 손과 허벅지 등에 관통상을 입은 그는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평화 개방으로 나올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남북 평화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 북한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김재익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부인인 이순자 숙명여대 명예교수(74)도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이 대통령이 미얀마에서 국립묘지에 가지 않는 걸로 알고 서운한 감정이 있었는데 오늘 방문했다는 보도를 보고 안심했다”며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있었던 가슴 아픈 일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대통령의 방문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역사적 사건을 다시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당시 한국일보 기자로 현장을 취재한 박창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66)도 “아웅산 테러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이번 대통령 방문은 당시 테러를 다시 한 번 기억하고 북한의 위협이 여전하다는 현실을 잊지 않게 했다”며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테러로 희생된 서상철 동력자원부 장관의 동생인 서상목 전 자유선진당 의원(65) 역시 “조간신문에 사고 직전 형님이 찍힌 기념사진이 실린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도발을 통해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걸 국민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 심상우 민주정의당 의원의 아들인 개그맨 심현섭 씨(42)도 “역사의 운명이 그들을 희생하게 했다”며 “이번 방문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역사의 치유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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