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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초코파이, 맨유 라커룸 분위기를 바꿨다
2010-12-16, 13:09:41
엔젤틱스
추천수 :
309
| 조회수 :
3125
박지성에게 배달된 선물들이 맨유를 후끈 달구고 있다. 특히 퍼디난드가 박지성 앞으로 배달된 과자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리오 퍼디난드
트위터
2010년 마감을 앞두고 맨유 라커룸이 훈훈하다. 14일(이하 한국시각)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해 리그 1위에 오르는 등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한국팬들의 '정(情)'이 맨유 라커룸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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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박지성이 맨유에는 한국팬들의 선물과 팬레터가 모여들었다. 맨유 훈련장인 캐링턴에서 선수들의 우편물을 나누어주는 캐시 할머니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은 양이다. 박지성은 선물로 받은 것들 가운데 동료들과 나눌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누었다. 특히 먹을 것들이 많았다. 평소 먹을 것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한국적인 정서 때문이었다. 박지성이 선물을 한아름 안고 나타나면 맨유 라커룸은 훈훈해졌다. 나누는 문화가 별로 없는 외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맨유 선수들에게 과자를 한아름 안고 나선 박지성은
산타 할아버지
나 다름없었다.
그동안은 이런 모습이 알려지지 않았다. 라커룸 안에서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박지성의 나눔이 빛을 발하고 있다. 주장 리오 퍼디난드의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퍼디난드는 11월 24일 자신의 트위터(@rioferdy5)를 통해 '오늘 박지성의 라커에는 또 다른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매일이 크리스마스나 생일'이라며 박지성에게 온 선물을 먼저 공개했다. 이에 앞서 퍼디난드는 맨유의 자체 방송국인 'MUTV'의 한 프로그램에서
라이언 긱스
와 함께 출연해 박지성의 라커 앞에 있는 소포 더미에 부러움을 나타낸 바 있다. 퍼디난드는 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트위터에 반응하자 4일 아예 인증샷(입증 사진)까지 올렸다. 박지성의 라커 앞에 있는 초코파이 상자를 찍은 사진과 함께 '영국 과자인 웨건 힐즈와 맛이 비슷하다. 나와 동료들이 먹어치웠다'며 자랑했다.
퍼디난드의 인증샷에 한국팬들은 저마다 선물을 보냈다. 특히 초코파이의 광고모델인 영화배우 김갑수도 '정(情)타임을 하라고 맨유로 초코파이를 보냈다'고 보낼 정도였다. 김갑수가 선물을 보내자 또 추가 반응이 바로 올라왔다. 국내 맨유팬들은 퍼디난드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실제로 그 선물이 맨유로 전달됐고, 퍼디난드는 트위터를 통해 '김갑수 씨에게 나한테도 초코파이를 보내달로 말해달라, 지난 번에 박지성에게 받은 것은 나와 선수들이 다 나눠먹었다'고 답했다.
네티즌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퍼디난드를 해외 초코파이 광고 모델로 쓰자' '초코파이가 조공 아니냐' 등 재미난 글들이 따라붙었다.
한 팬이 박지성에게 전달한 선물 하나가 세계 최고 명문 구단의 라커룸 분위기를 바꾸는 예기치 못한 효과로 이어진 것이다. 특정 제품이 들어가 자칫 상업적 미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맨유 선수단에서 입김이 센 트위터광 퍼디난드를 중심으로 맨유 선수들이 박지성과 한국 이란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
가 자신의 트위터(@rioferdy5)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이번에도 역시 '인증샷'이 있었다.
퍼디난드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지성의 팬들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득점 축하 선물을 남기는 것일까?"라며
캐링턴
훈련장 락커룸 의자에 놓인 박지성의 소포 더미를 공개했다.
이어 하루만인 15일 퍼디난드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 "지금 막 훈련장에 도착했는데, 박지성에게 배달된 소포들이 나를 맞이했다. 선물이 끊이지 않는다"라며 다시 한 번 소포 더미를 공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퍼디난드는 소포 상자를 개봉한 사진을 첨부했다. 그의 '인증샷'에는 한국 팬이 정성스럽게 낱개 포장을 한 선물들이 가득했다. 여기에는 커피 믹스와 둥글레차, 그리고 노란색과 분홍색의 '이태리 타올(속칭 때밀이)'이 곱게 포장되어 있었다. 훈련장에서 매일 훈련을 하고 샤워를 하는 선수들을 생각한 한국 팬의 '깊은 배려'인 셈이다.
퍼디난드는 트윗을 통해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과자들을 보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한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즐길 것이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퍼디난드를 비롯한 맨유 선수단이 '때밀이'를 실제로 사용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박지성이 사용법을 알려준다면 퍼디난드와 박지성이 서로 등을 밀어주는 진풍경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퍼디난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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