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양그룹은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블로그에 “북한 투자는 한바탕 악몽이었다. 지난 4년간 북한을 접촉하면서 그들이 사기꾼이자 강도라는 사실만 분명히 알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500대 기업에 속하는 시양그룹은 3000만 유로(약 419억 원)를 투자해 황해남도 옹진에 철광석 선광(選鑛)공장을 세웠으나 북한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직원들을 추방해 투자금을 몽땅 잃었다. 시양그룹은 북한 합작 파트너 책임자에게 각종 명목으로 80만 달러(약 9억 원)를 뜯겼다고 폭로했다. 정상적인 국가 간 상거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횡포다. 중국은 북한 정권에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특수 관계인 중국의 기업까지 등쳐먹는 북한이니 다른 나라 업체와 맺은 투자계약은 더 우습게 알 것이다. 시양그룹처럼 북한의 계약 위반으로 큰 손실을 입은 중국 기업은 한둘이 아니다. 랴오닝 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의 진쩌 부비서장은 “중국의 대북(對北) 투자기업 가운데 70%가 실패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중 투자협력의 실상에 대해 “협상은 많지만 결과는 적고, 실패는 많지만 성공은 적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지난해 2차례나 “대북 투자는 손해를 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자국 기업에 경고했다. 북한의 상도의(商道義) 무시는 금강산의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자산 몰수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북한은 남한 관광객을 사살해 관광이 중단된 책임을 외면하고 거꾸로 남한 재산을 강탈했다. 북한 측은 3일 금강산을 방문한 현대아산 관계자들에게 남측 소유인 식당과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뻔뻔스러운 행동을 했다. 북한은 2010년 1월 해외투자유치 창구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만들었으나 실적 부진으로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양그룹 투자금 강탈을 보면서 어느 나라 기업이 북한에 투자할 생각을 갖겠는가. 중국 기업의 대북 투자도 크게 위축될 게 틀림없다. 김정은은 최근 기업과 개인의 생산물 자율처분권을 확대하는 ‘6·28 조치’를 내놓았다. 그런 수준의 변화로 북한 경제가 살아나기는 어렵다. 외국 기업 유치와 투자 보장으로 경제성장을 시작한 중국의 선례(先例)에서 배워야만 북한의 경제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개혁개방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면 자본주의에 대해 좀더 공부하고 제대로된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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