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광산업에 진출한 중국 기업이 북측의 계약 파기로 수백억 원대의 투자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추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회사는 대북 투자 5년이 악몽이나 다름없었다며 중국 정부에 사건 중재를 요청했다. 8일 중국 랴오닝(遼寧) 성 하이청(海城) 시에 본사를 둔 시양(西洋)제철유한공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7년 3월 황해남도 옹진에서 캐낸 철광석을 선광(選鑛·광석에서 철을 걸러내는 방법)하는 공장을 세우기 위해 북한과 합작으로 ‘양봉합영회사’를 현지에 설립했다. 등록 자본금 3840만 유로(약 536억 원) 가운데 중국 측이 75%를 현금으로, 북한 측은 25%를 토지와 광산 채굴권으로 투자하되 30년간 경영권을 인정해 주는 조건이었다. 시양제철이 지금까지 투자한 돈은 3000만 유로(약 419억 원). 중국 민간 기업의 단일 대북 투자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같은 해 4월 정식으로 회사 설립을 승인했다. 시양제철은 선광 용량 연간 50만 t을 목표로 100여 명의 인력을 파견해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만 t을 생산했다. 그러나 작년 9월 북측이 돌연 계약서에서 16개 항목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원료 사용 대가로 제품 판매금액의 4∼10%, 토지 임대료로 m²당 1유로, 공업용수비로 바닷물 m³당 0.14유로를 요구했다. 당초 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는 게 시양제철 측 주장이다. 이 계약서는 2009년 10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비준(문건 제53호)을 받았다. 시양제철이 계약 변경을 거부하자 북측은 올해 2월 7일 일방적으로 계약서의 효력을 중지시키고 회사 설립을 취소했다. 공장의 전기와 수도 공급을 끊고 통신도 두절시켰다. 이어 3월 2일 새벽 경찰과 보안요원 20여 명이 중국 측 숙소에 몰려와 기술자들을 깨워 버스에 태운 뒤 국경 밖으로 내쫓았다고 시양제철 측은 주장했다. 이런 깡패같은 짓을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그것도 늘 아쉬운 소리를 하며 구걸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이런 짓을 하는 북한에게 개혁개방을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가 아닐까? 최근 김정은의 이미지 정치쇼를 가지고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너무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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