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라크전에서는 초고가의 최첨단 무기가 대량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전쟁 비용도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걸프전보다 훨씬 적은 병력과 장비가 투입됐음에도 불구, 최소 걸프전 수준(600억달러)이거나 많으면 2배 가까운 1천억달러(약 12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라크 점령 후의 비용은 제외한 것. 그야말로 돈을 하염없이 쏟아붓는 금력전인 것이다.
개전 첫날 후세인 은신처 공격에 결정적 역할을 한 BGM-109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의 값은 한 발당 60만~150만달러(7억2천만~18억원). 이틀간 60여발이 발사됐으니 432억~1천80억원을 쏘아댄 셈이다. 토마호크는 신형(60만달러)이 구형(100만~150만달러)보다 오히려 싸다.
FA-18 등 공습에 참가한 전폭기를 발진시킨 것으로 알려진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등은 모두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이다. 만재 배수량이 9만5천t에 달하는 이들 항모는 건조비만 40억달러(4조8천억원). 이들 3척의 핵항모 값만 우리나라 1년 국방예산에 조금 못 미치는 120억달러(14조4천억원)에 이른다. 연간 운영·유지비는 3억달러(3천600억원)로 우리 해군의 신형 구축함 건조비에 맞먹는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도 척당 10억달러(1조2천억원)가 넘는다.
이라크 목표물 공격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는 사상 최고가의 항공기이다. 초기에는 대당 무려 21억달러(2조5천200억원)에 달했고, 이후 생산량이 늘면서 5억3천만달러(6천300억원)로 낮아졌다. 개전 직전 이라크 공습에 참가한 B-1 폭격기는 2억달러 수준.
인공위성이나 레이저 광선으로 유도돼 목표물을 족집게로 집어내듯 공격하는 정밀유도 폭탄과 미사일도 관심거리. 걸프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이 사용될 전망이다. 지하 30m의 벙커를 관통·파괴시킬 수 있는 GBU-28 ‘벙커 버스터’는 23만1천달러(2억7천700만원), 200㎞ 떨어진 목표물도 공격하는 AGM-154 JSOW(합동원거리무기)는 발당 24만~66만달러(2억9천만~7억9천만원)다. ‘폭탄’ 하나가 대도시의 중·대형 아파트값인 셈이다. 그런가 하면 아프가니스탄전쟁 이후 각광받은 JDAM(합동직격탄)은 발당 2만5천600달러(3천70만원)에 ‘불과’하다. 다른 무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이번에 가장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병력과 장비 유지에 필요한 탄약·식량·연료 등 보급품 비용도 과거 전쟁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 미 보병 1인당 필요한 보급품은 하루 45~225㎏. 제2차 세계대전 때 25㎏ 정도가 지원됐던 데 비해 크게 증가했다. 미 1개 기갑사단은 하루 평균 탄약 2천300t, 연료 1천133t 등 총 3천610t의 보급품을 필요로 한다. 핵항모와 순양함·구축함 등으로 구성된 미 항공모함 1개 전단은 하루 평균 10t 트럭으로 500대 분량인 5천t의 보급품을 해치운다. 걸프전 때 다국적군은 6개월 작전 수행을 위해 무려 700만t의 보급품을 비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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