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부장관은 기자들에게 자신의 육성인 막말 욕설로 말썽이 생기자 법무부 공보관을 시켜 유감을 표명하고 부하가 대신 사과했다.
법률가인 천정배 장관이 취중행동이 형사상 면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시한 ‘원인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행위’ 이론을 모를 리가 없다. 따라서 그의 ‘취중’이 어떤 행동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공보관을 시켜 얼버무리려는 행동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또 그는 그의 상욕의 대상이 된 언론인·학자들을 겨냥해 “권위주의 시절 같았으면 모두 구속됐을 것”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지난 10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건드리고 김일성 김정일을 골수적으로 찬양한 강정구 사건에서는 사상최초로 경찰·검찰의 소신을 무시하고 불구속 수사 지휘를 감행해 검찰조직과 자유민주주의 법질서를 흔들어 놓았다.
그런 그가 이번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드러내놓고 구속 운운하고 있으니 구속 기준에 대한 소신은 물론이거니와 법률가로서 ‘구속’이란 증거인멸과 도주를 예방하고 적절한 수사와 재판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며 결코 ‘구속’ 자체가 징벌의 수단화가 될 수 없다는 법리를 평소 우습게 알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함부로 권력의 ‘자의성’마저 보였다.
징벌로서의 구속은 법원의 형 선고에 의한 징역과 금고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법무부장관이 폭탄주 마시고 거나한 상태에서 위협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지 않은가. 이러한 구속운운은 협박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장관으로서의 품격저하에 대해 이 정권에서는 더 이상 지적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보편적인 현상이 됐지만 증거인멸의 우려가 큰 김일성 찬양자는 ‘불구속’을 감행하고 언론인들에게는 ‘구속’ 운운을 언급하는 법무부장관의 방자한 태도는 공보관이 대신한 해명의 뜻을 그대로 받아준다 해도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 게다가 정초에 국민을 하늘같이 섬겨야할 ‘장관’의 X욕설까지 들었으니….
경찰청 유모경감의 모자반납에서 온 연상이 요즘 못난 이들 때문에 대학졸업장의 반납충동까지 울컥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천장관은 대학에서 과연 ‘하늘아 무너져라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영광스러운 법대의 ‘정의의 종’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고 졸업했을까 의심스럽다.
그러니 삼성X파일에 관한 발언과 관련해 직속상관인 법무부장관의 무식을 탓하는 직격탄을 날린 검사도 있는 것이 아닌가.
어물전 꼴뚜기라는 옛말이 맞는 것 같다.
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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