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여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무슬림들이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하마드(마호메트)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덴마크 신문의 만평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한 덴마크대사관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찰은 9일 서울 한남동 덴마크대사관 경비인력을 늘리고 순찰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일부이슬람교 신도가 항의시위를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실행에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하마드 만평’으로 중동지역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의 항의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한남동 이슬람 서울 중앙성원에서 신자들이 점심 예배를 올리고 있다. 국내에는 10만여명의 무슬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종교적.문화적 다양성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외국인 노동자 6만~7만명과 한국인 3만~4만명 등 모두 10만명의 무슬림이 있는데, 아직 우리 사회가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10년 동안 국내 공장에서 일하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후세인(35)은“무슬림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데, 공장 사장들 가운데에는 기도시간을 주지 않는 이들이 많다”며“한국인들은 이슬람에 대해 너무 모르며, 타인의 기본적인 종교생활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모로코 출신 라미아 탈비 알라미(25)는“머리에 쓰는 히잡을 보고 귀신 같다고 놀리는 이도 있다”며“봄에 아이를 가질 생각인데, 아이가 차별받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무슬림들은‘한 손엔 칼, 한 손엔 꾸란’이라는 표현은 이슬람에는 없는 말이라며, ‘알라’가‘신’을 뜻하는데 한국에서는‘알라신’이라는 잘못된 표현이 일반화한 것도 무지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