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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49 희극과 비극이 상존하는 땅콩 “울다가 웃는다”
코리안위클리  2012/09/12, 06:03:17   
▲ 땅콩은 남미에서 자란 식물로 포르투갈 탐험가들이 아프리카로 가져가서 재배를 했다. 이 땅콩이 다시 흑인들과 더불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서
미국식 샌드위치의 대표선수 ‘땅콩 버터 잼 샌드위치’로 인기 독차지


서울에서 오가는 행인들이 가장 많은 곳이 어딜까? 아마도 강북에서는 명동이고 강남에서는 뉴욕제과 앞 정도가 될 것이다. 몰려드는 인파들로 거리가 빼곡한 이곳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야 땅콩!” 이라고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른다면, 아마도 족히 서 너 명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뒤돌아 볼 것이다. 그리고 그 뒤돌아 본 그 사람은 아마도 키가 매우 작은 사람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땅콩” 은 그 보이는 모양새 만을 이야기 할 때 한국에서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주로 사용이 되었음을 우린 잘 알고 있다. 땅콩은 또한 그 용도나 가치에서도 그리 극진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냥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그런 존재로 취급 받았다. 오죽하면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외모를 보고 사람들 판단하는 한국의 풍토는 음식에서도 여지없이 적용이 된 사례이다.
그렇다면 한국과는 달리 서양에서 ‘땅콩’은 어떤 존재로 취급을 받을까?. “껌 이나 오징어 그리고 심심풀이 땅콩 팔아요~”라고 고함치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쉽게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peanut이라는 이 말 또한 서양사람들에게 달갑고 정겨운 표현으로 다가오진 못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 사람들은 기분이 나쁘거나 심사가 뒤틀어질 때 마치 속어처럼 ‘peanut!’이란 표현을 쓰는데, 굳이 한국어로 번역을 하면 “이런 젠장 할” 혹은 “쳇 꼴이 이게 뭐야…” 정도가 된다. 상대편 앞에서 대 놓고 욕하는 최악의 경우는 아니지만 가만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상당히 기분이 나쁜 말이다. 그 이유는 한국이 땅콩의 모양새로 폄하 하는 반면에 서양 사람들은 땅콩의 내력을 두고 빈정거리는 표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남부와 북부의 역사적인 관계를 잘 알고, 흑인과 백인의 갈등을 잘 알고 있는 식자층이면 이 표현은 어쩌면 최악의 상스러운 욕이 될 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peanut’의 오리지널 이름인 ‘goober’라는 표현을 상대편 면전에서 날릴 때면 그 상황은 끝장까지 간 꼴이다. 그 이유는 ‘goober’라는 이 말이 아프리카 콩고의 ‘nguba’에서 왔기 때문인데, 이 말은 ‘이 멍청한 자식아..’ 혹은 ‘감히 남부 촌놈인 주제에…’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현재 미국 남부 혹은 중부에서 사용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잘 알다시피 미국 남부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들이 농자에서 노예로 일을 한 곳이다.

땅콩의 최초 영어 단어는 groundnut이다.
한국에서 부르는 ‘땅콩’을 영어로 직역을 하면 groundnut이 되니
우연치고는 좀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땅콩의 정확한 내력이 무엇이길래 한국에서도 서양에서도 땅콩은 이처럼 대접받지 못한 신세가 되었을까? 땅콩은 남미에서 자란 식물로 포르투갈 탐험가들이 아프리카로 가져가서 재배를 했다. 이 땅콩이 다시 흑인들과 더불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따라서 영어로 기록된 최초의 흔적은 ‘pinda’라는 아프리카 콩고의 말이다. 상기 미국의 사례에서 이야기를 한 goober라는 말은 nguba라는 콩고의 단어와 상관이 있다. 따라서 goober라는 말이 미국에서 문제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당연하다. 땅콩의 최초 영어 단어는 groundnut이다. 한국에서 부르는 ‘땅콩’을 영어로 직역을 하면 groundnut이 되니 우연치고는 좀 신기하기도 하다. 말 그대로 땅에서 나는 견과류이니 말이다. 비슷한 시기에 earthnut이란 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모든 단어들은 땅콩이 자라는 환경에 빗대어 생긴 말들이다. 이 groundnut과 earthnut에서 ‘콩’이란 영어단어 pea가 대치 되면서 peanut이라는 단어가 생긴다. 모두 18~19세기에 걸쳐서 일어난 일들이다. 19~20 세기 동물원들의 원숭이들에게 땅콩을 주면서 monkeynut이라 우습지 못할 일까지 생기게 되니 ‘땅콩’은 그 역사가 희극에 가까운 일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천대 받고 서러운 먹거리고 취급을 받았던 땅콩에게 절대적인 구세주가 나타났다. 다름아닌 존 켈로그 박사이다. 그는 1890년대 미국에서 채식주의자로 명성을 날렸던 유명한 사람인데, 오늘날 콘플레이크로 유명한 켈로그는 바로 존 켈로그 박사의 동생이 설립한 회사이다. 존 켈로그 박사가 채식주의자들의 위해서 땅콩버터를 만들었고 이 땅콩버터는 건강한 먹거리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식 샌드위치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땅콩 버터 잼 샌드위치’가 탄생하면서 그간의 설움을 한 방에 날려 버리고 미국과 서양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기 시작 했다.
오늘날 땅콩은 훌륭한 건강식으로 다른 많은 견과류 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중요한 먹거리로 평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땅속에서 자라는 특이한 환경과 더불어 남미-아프리카-미국으로 떠돌아 다닌 과거의 이력 특히 흑백의 인종 분쟁 등의 미세하지만 아주 예민한 사항들과 연관이 있는 먹거리다. 이렇듯 땅콩은 한 마디로 희극과 비극이 상존하는 먹거리이다. ‘울다가 웃다가 한다’라는 말이 땅콩에게는 아주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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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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