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인 요즈음 많은 자영업자들은 불청객과도 같은 편지들을 국세청 (Revenue &Custom)으로부터 받게 된다. 다름 아닌 2008년도 영업 이익에 대한 세금고지서이다. 가는해에 대한 회상과 아쉬움, 오는 해의 바램조차 가져볼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쁜 이때 반드시 날라드는 이 고지서는 연말 대목을 맞아 부산했던 자영업자들의 몸과 마음을 순식간에 움추리게 만든다. 2009년에소 비슷한 이익을 낼것이라며 2008년도 세금액과 같은 액수의 세금까지 덭븥여 언제끼지 납부하지 않으면 가만 안놔둔다는 식의 공갈까지 해대는 고약한 불청객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에서 자영업을 경영하면서 쉴틈만 생기면 쪼르르 찾아와 한비탕 찌미있는 수다를 떨고 가는 L씨 가 찾아와서 아우성이다. 집세떼고, 직원떼주고 이것 떼고 저것떼고 내 월급도 못챙져가는 때가 많은데 이건 또 뭐냐며 세금고지서 이야기를 꺼내며 거품을 문다. 그러나 숨기는 것이 없이 훌러덩 터놓는 그녀의 성격이어서인지 그 목소리는 어딘가 당당해 보인다. 곤혹해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보다는 “까짓거 또 한번 빨리 쳐치혀 버려야지’ 리는 듯한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는 어느새 세금 불청객보다 엉뚱한 불청객에게 더 흥분하고 거품을 문다. 우리는 이렇게 고생고생하면서 일해 세금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힌인사회 곳곳에 우리가 낸 세금을 야긍이금 타먹으며 무위도식하는 불청객들이 득시글 하는 꼴이 더속상하다는 L이었다. "A 도 그렇고, B도 그렇고, C 도 그렇고,… 그것들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 조용히 처박혀나 있지. 인터넷같은데 숨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거짓 비방하는데만 눈이 빨개져 있잖아요?” “사장님 그것들이 지금 누구 돈으로 자기들이 먹고사는가 생각이나 할 수 있는 인간일까요?” L의 따발총은 남이듣건 말건 계속된다. “그것뿐들인줄 아세요? 한국에서 무슨일들을 저질렀는지 살그머니 영국에 기어들어오자마자 땀흘려 일할 생각보다 남부터 사기치려들고, 잘만하면 공짜 집도 가질수 있다며 Council House 얻는데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그 Council House도 자기가 살지않고 남에게 세를 주어 돈타먹고 덜미잡혀 한국사람 망신만 시키고…” “그것들이 평생 세금 한톨 제대로 내본 인간들인줄 아세요?” “그것을 기껏 하는 짓 이 무엇인지 아세요? 사지 멀쩡한 것들이 일할 생각보다는 주는 benefit으로 밥쳐의고 책상머리에 앉아 인터넷으로 또 무슨 Benefit 건질께있나 구석구석 쑤시고 다니는 짓만해요. 그리고 시간나면 남 해코지나하고”. L은 작정이니 하고 온듯이 연신 따발총을 쏘아대더니 ‘아차 수다가 너무 길었네’ 하며 ‘또 올께요 사장님’ 하고 뒤도 쳐다보지 않고 나간다.
뛰어 나가는 L의 푸릇푸릇 생기 넘치는 뒷모습을 보며 얼마전 나와 이야기를 나눈 P의 말이 떠올랐다. 모 영국회사에 근무하다가 직장을 읽고 실직수당 및 육아수당으로 겨우 살아가는 40대 중반의 P가 나에게 털어놓은 이야기… “사장님, 저도 빨리 직장을 구하든지 뭐가 해야지, 이렇게 Benefit인생으로 눈치보며 하루도 못살겠어요.” “Benefit 당국에서 감시를 하듯이 끊임없이 조사하는것도 마음에 안들고…” “집사람부터 일을하게 하여 benefit을 조금씩 줄여나가 빨리 완전 독립을 해야지…” “남들이 benefit 구석구석을 뒤지면 이것저것 여러가지 건질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도 이 수모를 당하는데 더 이상 당하고 싶지 않고…” Benefit 이라면 Child benfit정도만 아는 나에겐 이 모든 말들이 마치 다른세계 사람들의 이해 못할 말들처럼 들려 올수 밖에 없었다.
멀쩡한 사지를 가지고 쓰레기 더미 뒤지듯 benefit구석구석이나 뒤지며 bebefit으로 먹고 살면서 시간만 있다하면 온갖 나쁜짓에 몰두하는 A,B,C의 한심한 모습들과, 수모를 참지 못하며 benefit신세를 빨리 벗어나려는 P의 고심에찬 모습, 그리고 날라든 세금불청객을 ‘까짓거’ 하며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며 뛰는 L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새해를 맞았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각종류의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충분히 일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것과 공짜에만 온몸을 던지면서 달려드는 몰염치한 인간들을 현실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나라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그들이 그늘진 곳에 방치된 힘없는 피해자라고 거짓으로 울부짖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해코지 할때의 의문이며, 지금당장만 있을뿐, 미래를 기다리는 노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 노력의 결과 땀의 결실이 무엇인지 모르며 남의 것을 뜯기에 광분하는 머리만 가지고 사회에 해약만 끼치려고 태어난듯한 태냇병 신들을 과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의문이다. 새해가 밝았다. 각자 나름대로의 희망의 새해가… L과 P의 희망의 새해이기도 하지만, 남의 것을 새로이 뜯을 희망, 새로운 사기 재주를 실험해볼 희망,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새로이 해코지해볼 희망, 몰염치하고 뻔뻔한 얼굴을 새해에도 꾸준히 내밀어볼 희망을 실현할 그들의 새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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