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니 마느니 설왕설래했던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지켜졌다. 331억4천여만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칸이면 족하다는 말, 그외 재산은 모두 내놓겠다는 말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지켜진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 아마도 역대 대통령가운데 처음이 아닌가 싶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재임기간 중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한 정치지도자는 유례없는 일인 만큼 그 의미가 참 크다. 그리고 사회전반에 미칠 영향도 클 것이다. 믿겨지는가 실제로 대통령에게 남은 재산은 논현동 사저밖에 없다니말이다.
하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나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월급 전액을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사용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노블리스오블리제는 처음도 아니며 예견된 일인 셈이다. 게다가 국회의원 시절에도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혀왔으니 과연 전재산 기부라는 대선공약을 지킬 것인가하고 조바심과 의구심을 가졌던 이들, 나를 포함한 의심쟁이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겨준달까...
이번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단지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책임지는 자리에 선 한 인간이
남은 임기와 여생을 오직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모두에게 약속하고 스스로 다지는 의미라는게, 순수하게 바라봐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대통령 역시 자신이 지금에 오기까지 도움을 준
무수한 이웃들과 지인들의 따뜻한 손길이었다며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고, 이번 재산환원도 그들을
위한 보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더욱이 어머니와 부인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며 뿌듯해하는 모습에서 정해진 인터뷰라 가감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고 대통령이 한 인간으로서, 부러우면서도 또 존경을 표하게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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