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장인 신일순(57·육사26기·사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8일 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군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가시화 하고 있다.
군내에서는 창군 이후 처음으로 현역 육군 대장이 개인비리 등 혐의로 구속된 이번 사건을 군 사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청와대가 개혁성향이 강한 군 검찰을 앞세워 그 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돼 온 군내 예산 유용과 인사비리 등 부패고리를 청산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수사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고교를 갓 졸업한 이후부터 국가로부터 일체의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사관학교 출신 일부 인사들이 공사 구분을 하지 못하고 예산을 맘대로 전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일순씨 개인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밝혀 ‘군내 관행과의 전쟁’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벌써부터 군내에서는 야전부대장 시절 각종 위문금의 회계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또 다른 현역 대장과 몇몇 중장급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수사기관 관계자는 “예산 횡령 의혹으로 이미 옷을 벗은 장교들이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라며 “과거에 옷만 벗으면 그만인 식의 비리인사 처리가 앞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새 모델이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신부사령관은 “지휘활동의 일환으로 예산을 쓴 부분이 실정법상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신부사령관의 혐의와 관련, 1999년 11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3군단장으로 재직하면서 약 1억2,500만원, 지난해 4월 이후 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3,300만원 등 부대공금과 위문금, 복지기금 등 총 1억5,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광주고를 졸업한 신부사령관은 육사 입학(26기) 후 미 웨스트포인트에서 유학했으며, 이후 28사단장, 3군단장, 교육사령관, 육군 참모차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