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공단의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인 원창금속은 올 들어 자동차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공장가동률이 80%에서 50%대로 뚝 떨어졌다. 원자재인 철강가격은 50% 올랐지만 대기업의 납품가격은 꿈쩍도 안해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만 쌓일 뿐이다. 줄담배를 피우던 최원중(49) 사장은 “원자재는 현금으로 구입하고 납품대금은 4개월짜리 어음으로 받으니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원창금속 인근의 공장 설비업체인 청야건설의 박인수(48) 사장은 “불경기도 불경기지만 요즘은 중소기업을 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작년에는 새로 입주하는 기업이 더러 있었지만 요즘엔 한 달에 한 건도 입주하는 기업이 없다”고 말했다.
경영난으로 경매로 넘어가는 중소기업 공장들도 속출, 올해 수도권지역 공장 경매 건물은 월평균 16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급증했다. 현재 전국에서는 매월 400개 안팎의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고 있다. 이미 3만여개의 중소업체들이 중국으로 떠난 데 이어 남은 업체들도 고임금에 내수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조선일보>가 중소기업인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현재 경제 상황이 위기가 아니다’고 응답한 CEO(최고경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응답자의 62%가 ‘회사 경영을 그만두고 싶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0%가 외상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16%는 ‘외상대금 지급이 한 달 이상 늦어진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중소기업 CEO들은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요인으로 ‘정부의 안이한 경제 인식’(64%)과 노사 갈등(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주방기기 제조업체 대양에스티 강정구(57·경기도 광주) 사장은 “원자재가격은 작년보다 36% 이상 올랐는데도 대기업 납품가는 오히려 5%나 깎여 도저히 지탱하기 힘들다”면서 “그런데도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한 주5일제까지 하겠다고 하니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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