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2011-2012 회계연도 살림 규모는 3천230만파운드(약 578억원)로 나타났다.
영국 왕실은 연례 결산보고를 통해 지난 회계연도 왕실 운영비가 이같이 집계돼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0.6% 증가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른 영국인 납세자의 1인당 왕실 운영비 부담액은 52펜스(약 931원)였다.
왕실 대변인은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3.7%나 됐지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경비절감 노력을 통해 연간 왕실 운영비를 사실상 동결된 수준에서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왕실 운영비가 26% 삭감되면서 미뤄졌던 건물 유지보수를 위해 긴급 지출이 늘어나 운영비가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운영비 가운데 왕실 가족의 대외 활동을 위한 항공료는 610만파운드(약 109억원)로 지출 비중이 2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남인 찰스 왕세자 부부의 항공료 지출은 46만파운드(약 8억2천만원)로 왕실 일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으며, 차남인 앤드류 왕자가 37만8천파운드로 뒤를 이었다.
잦은 외유로 ‘에어마일 앤디’라는 별명을 지닌 앤드류 왕자는 지난해 정부 통상 대사직에서 물러났음에도 여전히 항공료 지출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여왕의 장손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부부는 지난해 측근 7명과 함께 LA~런던 편도 구간을 1회 이용하는데 5만2천파운드(약 9천300만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왕을 대신해 카리브 해의 영 연방국을 순방한 해리 왕자의 주빌리 투어 비용은 2만2천파운드(약 3천900만원)로 보고됐다.
왕실은 이에 대해 왕실 가족의 항공기 이용은 부득이한 경우에만 전세기를 이용하고 대부분 일반 항공편을 이용토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왕실 결산보고에 따르면 각종 인건비 지출이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로부터 교부금과 운영비 명목으로 받는 왕실 운영비는 2013-2014 회계연도에는 새 법령에 따라 3천600만파운드(약 645억원)로 인상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왕실 운영비 지원 법령을 고쳐 왕실 재산 운영재단인 크라운 이스테이트에서 거둔 1년 총수익의 15%를 두 회계연도가 경과한 뒤 왕실 운영비로 책정하도록 했다.
정부가 수입을 관장하는 크라운 이스테이트는 2011-2012 회계연도에 부동산 임대수익 상승 등에 힘입어 2억4천만파운드의 사상 최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