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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사람들 중에서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먼저 파인애플과 만났다. 이들은 ‘Pine of the Indies’라 불렀고 이 과일이 유럽전역으로 퍼지면서 영국 사람들이 ‘apple’이라는 명사를 추가로 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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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과 영국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낸 복합어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사람들은 희귀하고 신기한 물건 및 풍습과 조우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또한 처음 보는 동물과 식물, 다양하게 새로운 먹거리들을 미지의 신세계에서 볼 수 있었다. ‘새로운 것들과의 만남’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 모든 일련의 일들은 유럽사람들에게 있어서도 그리고 신대륙 원주민들에게 있어서도 기쁨과 즐거움이었다. 더불어 ‘새로운 것들과의 만남’은 인류의 발전에 좀더 폭넓고 풍요한 삶의 발전을 의미하기도 했다. 새로운 것들은 부정적인 퇴보 보다는 항상 긍정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사회학자들은 이야기를 한다.
‘먹거리’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의 만남 그리고 서구와 신대륙의 만남은 그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으니, 먹는 즐거움과 더불어 듣고 읽는 즐거움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음식’은 참으로 여러모로 즐거운 존재라 이야기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먹는 과일들은 많은 비타민을 인체에 공급을 하여 건강하고 튼튼한 몸을 유지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과일은 수 많은 종류가 있다. 그 과일의 모양과 생김새 또한 천차만별이고 색깔도 가지각색이어서 이름 또한 혼란스러울만큼 많다. 그 이름들은 평범한 이름도 있지만 어떤 과일들은 어려운 이름들도 있다. 그리고 그 이름들의 유래들과 생활에서 보여준 역할들 중에서 재미난 사연을 가진 과일들도 종종 있다.
과일 이름들 중 특이하게도 두 단어로 구성된 복합어로 명명된 과일이 있으니 바로 ‘파인애플-pineapple’이다. 파인애플은 pine + apple 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어찌하여 apple- 이란 단어가 pine 이라는 단어 뒤에 꼬랑지처럼 달랑 붙어서 이 뾰족뾰죽한 모양새의 왕관같은 과일의 이름으로 정착했을까? 그리고 pineapple이라 불렀던 사람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말과 단어는 그냥 하늘에서 툭 하고 떨어지진 않았을진대 어쩜 이 과일은 이렇게 독특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간혹 궁금했을 것이다. 사연이 없는 결과가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파인애플의 원래 고향은 아메리카 적도 지역이다.
콜롬부스가 이 맛난 과일을 자랑스럽게 유럽으로 가지고 왔으니
그때가 바로 1493년도이다.
파인애플의 원래 고향은 아메리카 적도 지역이다. 적도의 태양은 충분한 일조량으로 인하여 과일들이 과즙을 풍부하게 함유할 수 있는 최적의 기후를 지니고 있다. 모든 과일들이 빼어나게 맛과 향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아메리카 대륙과 조우를 한 콜롬부스가 적도 지역 Guadaloupe에서 이 신기한 과일을 맛보고 깜짝 놀란 일은 아주 당연한 결과이다. 콜롬부스가 이 맛난 과일을 자랑스럽게 유럽으로 가지고 왔으니 그때가 바로 1493년도 이다. 유럽으로 건너온 이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과일 맛에 유럽 사람들은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 보았다. 그리고 이 경이로운 맛과 더불어 파인애플의 생김새 또한 처음 보는 유럽사람들은 신기함과 진기함 자체였다. 유럽 사람들 중에서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이 파인애플과 만났다. 스페인 사람들의 눈에는 이 파인애플이 마치 옥수수 알맹이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당시 막 들어온 이 과일을 스페인 사람들은 ‘Pine of the Indies’라 불렀다. 후일 이 과일이 유럽전역으로 퍼지면서 영국 사람들이 ‘apple’이라는 명사를 추가로 붙였다. 달콤한 것들을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에게 ‘Pine of the Indies’라 스페인 사람들이 불렀던 이 과일이 사과처럼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Apple’이라는 이 단어는 ‘pine’과 한 쌍을 이루어 새로운 단어 ‘Pineapple’ 이라는 단어가 생겨 났으니 오늘날 우리가 맛나게 즐기는 과일 파이애플- pineapple 이 된 것이다. 과일들 중에서 특이하게도 파인애플이 두 단어로 구성이 된 연유는 결국 스페인 사람들과 영국 사람들의 합작품인 셈이다.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은 카라비안 지역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이 파인애플을 아주 재미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원주민들이 파이애플을 주변의 이웃들이나 이방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을이나 집에 방문할 때 환영의 표시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마을 입구나 집 주변에 파인애플이 있는가 없는가는 바로 그 사람이 그 마을 혹은 그 집에 ‘즐거운 손님’ 인지 아니면 ‘불쾌한 불청객’인지를 나타내는 상징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대규모의 타운이나 도시를 이루고 살지 않았던 그때를 상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작은 부족단위의 마을 혹은 겨우 몇 가구의 집들을 이루고 살고 있는 촌락 입구에 누구든지 볼 수 있는 곳에 파인애플이 하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으로 그 방문객들에 대한 자신들의 ‘호불호’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던 그때의 풍습은 참 재미나게 우스운 유머 극장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과연 스페인 사람들은 마을 입구나 부족들이 살고 있는 촌락 입구에 파인애플이 우두커니 놓여진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했을까? 자신들이 ‘불청객’임을 단호하게 밝힌 촌장의 의사 표시를 존중하여 비켜서 갔을까? 아니면 총칼을 휘두르면서 무력의 힘을 내세워 그 마을을 제압 했을까? 상상은 독자 여러분들이 한 잔의 홍차를 마시면서 생각할 수 있는 오늘 하루의 즐거움으로 드리는 바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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