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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35 ‘로마 황제’ 관계 없는 시저 샐러드
코리안위클리  2012/02/01, 12:07:04   
▲ 양상치, 삶은 계란, 마늘오일, 튀긴 빵, 치즈가루, 올리브 오일, 식초, 레몬주스, 우스터소스, 소금 등의 기본 재료로 만들던 시저 샐러드는 오늘날 닭고기, 스테이크, 연어, 새우 등을 넣어 메인 요리로 당당히 대접 받고 있다.
뛰어난 요리사의 재치와 순발력으로 태어난 음식

로마의 음식문화가 유럽과 서구의 음식문화에 미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메디치 가문을 통하여 부르봉 왕조에 전달된 원조 라틴음식문화는 후일 프랑스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음식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근대 음식문화의 최고봉을 자랑하는 프랑스 사람들에게 조차 미동도 하지 않을 만큼 대단하다. 유럽의 역사와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이 유럽의 음식문화도 결국은 실핏줄처럼 로마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아니 서구에서 음식의 종류가 무엇이든지 테이블 위에 놓여진 음식을 먹을 때 마다 로마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시저 샐러드를 처음 메뉴판에서 봤을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십중팔구 이 음식이 화려한 로마 제국과 필시 무슨 인연이 있을 것이다 라는 추측을 본능적으로 했을 것이다. 더구나 샐러드의 이름에 시저 - 황제- 라는 명칭이 앞에 붙어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이런 추측은 또 다른 연상을 했을 것이다. 도대체 그 많은 시저들 중에서 대체 누구일까?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줄리어스 시저일까? 역사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화려한 연회와 산해진미의 잔치에 남겨놓은 칼리쿨라 일까? 아니면 괴팍한 인물로 남아 있는 황제 네로 일까?
그러나 이 새콤하면서 톡 쏘는 맛의 시저 샐러드는 로마 황제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굳이 로마와 상관이 있다면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이 바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정착한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저 샐러드는 미국이 아니라 미국을 코앞에 두고 있는 멕시코 국경 지대의 도시 ‘티우아니Tijuana’라는 도시에서 탄생했다. 이 또한 무슨 곡절이란 말인가. 범상치 않은 이 음식은 다음과 같은 출생 이야기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시저 카디니(Caesar Cardini, 1896-1956)와 알렉스 카디니 형제는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샌디애고에서 레스토랑업을 하는 이 두 사람은 1920대 미국이 강력한 금주법을 시행을 하자 레스토랑 비즈니스에 심한 타격을 받았다.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고민하던 그들은 마침내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멕시코 국경지대의 도시 티우아니에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한가지 묘책을 생각하게 된다. 즉 기존의 고객시장을 그대로 두고 이윤을 동일하게 전이시켜 창출하고자 하는 경영 전략이었던 셈이다.
카디니 형제들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고객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국경을 넘어온 부유한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당대의 최고 배우 클라크 케이블을 비롯하여 헐리우드의 거물급 배우들이 그의 레스토랑 시저 펠리스- Caesar Palace- 를 찾았다. 국경도시 티우아니는 바로 로스엔젤레스와 인접한 멕시코 도시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금주법 때문에 미국에서 술을 마실 수 없었던 상류층과 영화배우들은 파티를 즐기기 위해 금주법에서 자유로운 티우아니의 시저 펠리스 레스토랑을 단골처럼 드나들 수 밖에 없었다. 주1)
수많은 미국 사람들이 부지런히 드나들면서 성업을 구가하던 1924년 7월 4일, 갑자기 예상치 않은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다. 말 그대로 대박을 친 날이었다. 준비한 음식재료는 바닥이 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몰려 들었다. 자신의 레스토랑에 찾아준 고객들을 차마 되돌려 보낼 수 없었던 시저 카디니는 남아 있는 음식재료로 무엇이든 만들어야 했다. 주2)
그는 남아 있는 야채과 음식 재료들을 모았다. 양상치, 삶은 계란, 마늘오일, 튀긴 빵, 치즈가루, 올리브 오일, 식초, 레몬주스, 우스터소스, 소금 등의 기본 재료들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훌륭한 요리사의 순발력과 재가 열악한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시저 카디니는 이 음식재료들을 가지고 현장감을 주기 위해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서 직접 손으로 버무려 내어 음식을 만들었다. 바로 시저 샐러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이후 이 샐러드는 레스토랑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사람들은 단지 이 샐러드를 먹기 위해서 레스토랑을 찾아 오기도 했다. 주3)
후일 이 음식은 헐리우드의 연예 기자들이 가십성 기사로 적으면서 미국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음식으로 널리 전파 되었다.
시저 샐러드는 1956년 파리의 국제 요리사 협회에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건너온 가장 유명한 음식’이라는 타이틀을 받았을 정도로 유럽에서도 유명하게 되었다. 오늘날 시저 샐러드는 닭고기, 스테이크, 연어, 새우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육류와 해산물을 넣어서 단순한 샐러드가 아니라 가벼운 메인 요리로 손님들에게 당당히 대접을 받고 있다.

(주1) 레스토랑이 식당을 뛰어 넘어 비즈니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 환경을 살피고 분석하는 능력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주2) 시저 샐러드는 당시 동생 알랙스 카디니가 만들었는데, 후일 형의 이름인 시저 샐러드로 불리게 되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처음에는 ‘비행사들의 샐러드- aviator’s salad’ 라고 불렀는데, 동생 알랙스 카디니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조종사였다.

(주3) 소위 말하는 레스토랑의 face menu가 된 것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97년 영국으로 유학와서 ‘음식문화’를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학 하고 15년째 영국에서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Eating/Din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사업자에게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칼럼니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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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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