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일요판 태블로이드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전화 해킹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또 다른 미디어 기업 ‘미러그룹’ 역시 유명 인사의 전화를 해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수 폴 매카트니의 전처 헤더 밀스는 3일 BBC의 ‘뉴스 나이트’에 출연해 미러그룹 소속 기자가 지난 2001년 전화 음성메시지를 해킹했음을 시인했다고 폭로했다. 밀스는 이 기자가 2001년에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전화 음성메시지에 저장됐던 내용을 똑같이 재연했다면서 그 내용은 밀스가 당시 남자친구 매카트니와 가졌던 말다툼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놀란 밀스가 기자에게 “내 전화를 해킹한 게 틀림없군요. 우리 커플 문제에 관한 매우 사적인 얘기이기 때문에 이 얘기를 다루면 경찰에 신고하겠어요”라고 하자 그는 “예, 예, 맞아요. 음성 메시지를 들었어요. (기사로) 쓰지는 않을 겁니다”고 답했다는 것. 당시 미러그룹 계열 데일리 미러의 편집장은 현재 CNN의 대담 프로그램 진행자인 피어스 모건이다. BBC는 밀스에게 해킹 사실을 시인한 기자가 모건은 아니라고 확인하면서도 밀스가 말한 ‘음성메시지’는 모건이 지난 2006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들었다고 밝힌 메시지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 데일리 메일은 모건이 2006년 이 신문에 “폴(매카트니)이 헤더(밀스)의 휴대전화에 남긴 메시지를 녹음한 테이프를 듣게 됐는데 너무 가슴 아팠다. 그는 외롭고 비참하고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하면서 ‘우리는 해결할 수 있어요’라는 노래까지 불렀다”고 쓴 적이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 미러의 모기업인 ‘트리니티 미러’는 밀스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 소속 기자 전원은 법과 언론고충처리위원회(PCC)의 윤리강령을 따른다”고 BBC에 밝혔다. 모건 역시 밀스가 말한 통화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자신은 해킹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으며 자신이 아는 한 해킹으로 얻은 정보를 기사화한 적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화 해킹 파문을 처음 일으킨 뉴스 오브 더 월드뿐 아니라 미러 계열 매체도 해킹을 저질렀다는 의혹 제기는 밀스가 처음이 아니다. 전화 해킹 스캔들이 증폭된 후 전직 데일리 미러의 일요판인 선데이 미러 기자들도 과거 미러그룹 내에 해킹이 만연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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