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그룹들과 민간연구소는 이미 경기가 꺾였으며 기업들의 올 매출이 예년보다 3∼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경제 둔화와 이어지는 환율 및 유가 불안,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올해보다 경기가 더욱 악화돼 4%대 초반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14일 재계와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행 등 정부의 보수적 경기 전망과 달리 올 하반기 평균 3.8∼4.5%의 경제성장률 속에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의 연 매출규모는 지난해 369조원보다 3∼5% 감소한 350조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은 경기 회복세가 둔화됐을 뿐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 왔다. 재경부는 선행지수 하락에 대해 ‘경기 확장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 현상’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삼성·LG·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는 이미 경기가 꺾였으며 하반기만 볼 경우 최저 3%대로 경제성장률이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그룹들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디스플레이, 휴대폰, 자동차 등의 수출이 동반 감소세를 보이면서 하반기는 물론 내년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삼성·현대차·LG·SK·GS 등 주요 그룹들은 상반기에 대표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3년 만에 영업이익률 감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으며 하반기에는 이보다 영업이익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삼성 140조원, 현대차 85조원, LG 84조원, SK 60조원 등 총 369조원의 매출을 올렸던 4대 그룹은 올해 350조원 아래로 매출이 떨어질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정보기술(IT)과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삼성그룹과 LG그룹은 계열사들의 참담한 상반기 실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삼성전기는 영업손실까지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SDI와 삼성물산, 삼성정밀화학 등 나머지 주력 계열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LG그룹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LG필립스LCD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 LG화학마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다.
또한 LG텔레콤은 무려 2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경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기아차가 1년6개월 만에 또다시 151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현대차도 영업이익률이 곤두박질친 가운데 하반기에도 수출 전망이 밝지 않아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SK그룹도 주력 기업인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상반기에 13%나 감소했고 GS그룹도 GS건설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면서 하반기에는 이보다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내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 아시아개발은행은 4.9%, IMF 4.5%, 도이체방크 4.0%, 이코노미스트 4.0% 등 전반적으로 우울한 경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내년에도 매출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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