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생들이 올 가을부터 등록금 3000파운드(약 507만원) 징수에 걸맞는 강의 시간 확충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영국 대학들은 학교마다 인문·자연과학 분야 강의 시간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등록금 3000파운드가 일률 징수되는 가을학기부터 자연계에 비해 부족한 인문계 과목의 강의 시간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 조사에서 역사학의 경우 브리스톨대학은 주당 6시간, 에든버러대학 12시간, 플리마우스대학 12시간, 요크대학 5시간 등 대학마다 강의시간이 다르다.
영어영문학도 리드대학 6시간, 에든버러대학 12시간, 뉴캐슬대학 6시간, 미들섹스대학 9시간 등 2배나 차이 나는 학교도 있다.
정치학이나 심리학 강의 시간도 대학마다 들쭉날쭉하다. 브리스톨대학이 주당 6시간의 정치학 강의를 배당하는 데 비해 플리마우스대학은 8.5시간, 노팅엄대학은 9시간 등 차이가 난다. 반면에 기계공학은 이스트 앵글리아대학은 주 24.5시간, 노팅엄대학 30.5시간, 에든버러대학 16시간, 브리스톨대학 17시간 등 인문분야 과목에 비해 평균 2∼3배의 강의시간이 배정돼 있다.
이에 대해 대학 당국은 과거에 비해 교수 1인당 학생 수 증가를 이유로 들고 있다. 1980년도에 강사 1인당 9명이었던 학생 수가 1990년에는 13명, 현재는 18명으로 늘어났으며 전국적으로 1989∼2002년 사이 88%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10월 각 대학이 일률적으로 3000파운드의 등록금을 징수하게 되면 실험이 따르는 학과목과 강의만 하는 인문 분야의 강의시간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식스대학의 앤서니 킹 교수는 18세의 대학 신입생들에게 축소된 강의 외에 스스로 공부하도록 강요한다는 사실은 ‘환상이며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학생들이 연 32주 동안 평균 15∼25시간의 강의를 받고 있어 대조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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