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신윤복의 그림이 든 생활 도자기와 청자 상감으로 만든 만년필 등 한국의 전통이 담긴 ‘명품’이 대영박물관을 통해 전 세계 관광객들을 만나게 됐다. 고품격 도자기 제품을 만드는 맘키드 크래프트 코리아 김명효(55) 대표는 대영박물관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뒤 24일 “한국의 문화 상품을 세계 최고의 박물관에서 전시 판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영박물관내 럭셔리 기념품점인 리뮤즈 부띠끄를 뚫고 들어간 상품은 풍속화가 그려진 생활 도자기와 상감청자 만년필 ‘명공’. 리뮤즈 부띠끄는 일반 기념품점과는 달리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재를 활용해 만든 고가 상품만을 전시해 전세계 상류층 고객을 상대로 판매하는 곳이다. ‘명공’은 초박형 청자로 된 만년필 몸체에 구름과 학 등의 문양을 넣고 세계 최고로 꼽히는 몽블랑에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 보크사의 수제 18K 금촉을 달았다. 대영박물관에 납품되는 제품은 개당 판매가가 6천 파운드(한화 약 1천100만원)에 이른다. 고려 왕조의 탄생 시대인 1159년을 상징해 1천159개만 한정 제작된 ‘명공 스탠다드’제품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장관용 기념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또한 김홍도, 신윤복의 풍속화가 그려진 접시와 찻잔 세트, USB 메모리, 탁상시계, 여성용 손거울, 장식용 대형 접시, 휴대전화 고리 등의 풍속화 상품도 납품계약을 맺었다. 2003년 대한민국 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뒤 상품화된 것들이다. 이들 제품은 주영한국대사관(대사 추규호)과 코트라 런던무역관(관장 정광영) 주관으로 지난 한달간 해러즈백화점에서 열린 한국 상품전을 통해 소개되면서 작품성과 제품력에 반한 박물관측의 러브콜을 받았다. 김 대표는 “만년필의 경우 더 고가인 럭셔리 제품을 입점시킬 수 있었으나 도난 등의 가능성을 우려해 ‘스탠다드’ 제품을 납품하기로 했고 가격도 한국 판매가의 3배 정도인 6천 파운드로 책정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유럽 만년필 명품의 생산 기술에 고려 청자의 예술적 가치,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영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