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의 DNA를 보관해두는 은행 격인 ‘냉동 방주’ 계획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영국 과학자들은 26일 아라비아 오릭스(영양의 일종)와 해마, 영국 귀뚜라미 등 일부 멸종 위기 생물의 DNA를 채취해‘냉동 방주’에 보관시켰다.
채취된 표본들은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과 동물학연구소의 냉동고에 보관된다.
‘냉동 방주’ 계획을 주관하고있는 노팅엄 대학은 이 계획이 각국으로 확산돼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인 프로젝트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흉내낸 이 계획이 다른 점은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라 냉동된 DNA와 세포조직을 보관해둔다는 점이다.
앞으로 30년 안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만도 수천종에 달하는 상황에서 ‘냉동 방주’는 이들의 DNA를 계속 보존해 두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언젠가 기존의 생물 보호법으로는 멸종을 막지 못하게 될 때 이 DNA를 이용한 복제 방식으로 멸종된 생물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DNA를 이용한 복제 방식이 어려우나 기본 기술은 이미 확보돼있는 상태다.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 수가 약 1만개에 달하고 있어 ‘냉동 방주’는 빠르게 채워질 전망이다.
노팅엄 대학의 브라이언 클라크 교수는 ‘냉동 방주’가 당장 어떤 생물의 멸종을 막는 힘은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보다는 장차 모든 노력을 다하고도 어떤 생물의 멸종을 막지 못하게 될 가능성에 대비한 보완장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