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과거 핵무기 제조기술 습득을 위해 노력했으며 이를 18년간 은폐해왔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28일 미국 및 유럽 관료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팀이 이란 당국에 핵무기 제조기술 판매 의혹을 받아온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사진) 박사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제시하자 이란측이 마지못해 IAEA에 제출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1987년에 작성된 이 문서에는 수백만에서 많게는 수천만달러를 받는 대가로 일련의 핵무기 제조기술을 제공한다는 칸 박사 대리인의 제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문서를 직접 본 관료들이 말했다.
이 기술중에는 고난도의 금속우라늄 제조기술도 포함돼 있다고 한 영국 외교관이 전했다.
미국과 유럽 관료들은 이번 증거에 대해 “이란이 최소한 18년 전부터 핵무기 제조기술 습득을 추진해왔다는 최대의 증거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이 문서가 곧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 제조를 추진해왔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칸 박사팀이 이란 등에 얼마나 막무가내식으로 핵무기 제조기술을 팔아왔는 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칸 박사의 1급 비밀 설계도면을 분석해온 서방 핵무기 전문가들은 “수백 쪽에 달하는 도면과 필기 노트는 아주 민감한 핵 지식 확산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핵탄두 개발을 꾀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출발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조만간 이란이 핵무기와 관련한 어떤 계획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하는 것을 전제로 유럽과 핵 협상중인 이란에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당근을 제공하는 유화책을 쓰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외교적 해결을 전제하긴 했지만 시종 강경 발언을 해온 부시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에 중요한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