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인기 열풍을 몰고 온 러시아 출신 10대 여성 듀오 타투(TaTu)가 고민에 빠졌다. ‘레즈비언 그룹’이라는 상업성을 바탕으로 최근 2년 동안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타투 열병을 일게 했던 여성 듀오가 요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엘레나 카티나(Katina·18) 율리아 볼코노바(Volkonova·17), 2명의 10대 미인들로 구성된 타투는 지난 3일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에서 대규모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티켓 판매 저조’라는 이변으로 공연 자체를 취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주 초 잇따라 열리기로 돼있던 맨체스터 공연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
타투의 공연이 취소되기는 처음이며, 향후 독일 등 유럽 공연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타투의 영국공연 티켓 판매는 당초 예상했던 판매량 1만2000장의 6분의 1에 불과한 2000장 수준이었다.
러시아 언론들은 ‘영국 부모들의 공연 관람 막기’가 공연 취소 배경이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부모들 사이에는 X-등급(포르노 등급) 판정을 받은 공연 관람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에 티켓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타투 공연을 기획했던 회사의 얘기는 달랐다. “멤버 중 율리아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타투는 <All The Thing She Said>로 유럽 대륙을 관통, 미국·아시아까지 여세를 몰아왔다. 영국에서만도 지난 2월 중순까지 싱글 앨범 차트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해왔다. 하지만 가사 내용과 뮤직비디오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다는 이유로 <BBC> 가요프로에서 뮤직비디오 방영 불가 방침을 내렸고, 사회단체에서는 강한 비난을 해댔다.
타투 멤버 2명은 러시아 음악학교에서 함께 공부했으며, 지난 2001년 100대1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그룹을 결성했다. 러시아어 데뷔앨범 <나는 미쳤어요·Ya Shola S Uma>가 영어판(200㎞/h In The Wrong Lane)으로 발매되면서, 일약 국제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타투는 영국 싱글 차트를 비롯,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각국 차트를 휩쓸며 1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전자 음향에다 강한 록을 가미시킨 음악, 야수 같은 음성이 10대의 신비함과 어우러지면서, 10대는 물론 20~30대 팬들을 사로잡았다. 한국에도 최근 <200㎞/h In The Wrong Lane>이 소개되며 꾸준히 알려지고 있다.
타투는 짧은 치마를 입고 농도 짙은 키스장면이 삽입된 뮤직비디오가 발매되며 데뷔 당시부터 레즈비언 논란을 불러왔다.
외신들은 둘 사이가 실제 레즈비언 관계라는 보도를 해왔지만, 러시아에서는 철저한 상업성에 기인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보도해 왔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그룹 타투에 대해 레즈비언이며, 하루에 섹스를 몇 차례 한다는 보도까지 일삼고 있다.
타투는 오는 5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 자신들에 대해 지나친 선정성 논란을 잠재우고 실력을 인정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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