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Blur)가 돌아왔다.
브리티시 모던 록 그룹 블러는 많은 팬들이 새 앨범을 고대하는 그룹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의 새 앨범 <싱크 탱크>(Think Tank) 역시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모았다. 99년에 발매한 <13>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것 인데다 밴드의 핵심이던 그레이엄 콕슨이 탈퇴한 후 처음 내놓은 앨범이기 때문이다.
이번 음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양한 종류의 악기를 사용해 월드 뮤직의 색채를 더했다는 것이다. 멤버인 데이먼 알반이 월드 뮤직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앨범 작업을 위해 모로코를 방문했던 그는 그곳에서 아랍 뮤직 페스티벌을 접하고 월드 뮤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첫 싱글은 다른 곡에 비해 차분한 <아웃 오브 타임>이다. 모로코 뮤지션들을 초청해 민속 현악기 연주를 자연스럽게 더한 이 곡에서 보컬을 맡은 데이먼은 나른한 음성으로 친구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듯 노래한다.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사랑 노래는 어디 있니? 너무 많은 사람이 절망하고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나는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삶과 세상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성숙해진 느낌이다.
이전에 블러가 불렀던 <송 2> (song 2), <파크 라이프>(parklife), <뮤직 이즈 레이다> (Music Is Radar) 등을 기억한다면 질주하듯 숨차게 노래하던 그들은 어디로 가버린 듯 하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이 느끼는 것들을 순수하게, 원하는 만큼 담아냈다는 자부심이다. 복합적인 사운드를 맘껏 실험하며 보다 새로운 소리를 음악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지를 고심하며, 그것을 마음껏 즐긴 흔적이 역력하다.
“난해하다”는 투덜거림도 없지 않지만 “놀랍고 신선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는 반응에 무게를 실어줄 만하다. 블러가 노래를 시작한 지 13년째. 이 그룹은 아직도 음악 한 곡 한 곡에 역동적인 변화를 담아낼 만큼 건재하다. 블러는 역시 영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만만치 않은 록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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