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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2
코리안위클리  2006/02/23, 04:49:48   
만만치 않은 두 사람 - 막상막하 좌충우돌 부엌 쟁탈기!



재영교민인 필자 전희원씨가 외국인 시집에서 겪는 문화충돌을 알콩달콩 재미있게 다룬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를 약 2개월에 걸쳐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전 세계 모든 요리를 통달했다고 자부하는(!) 파란 눈의 시아버지와, 그의 독재권력 아래서 한국 음식 좀 맘껏 해먹으며 살고자 온갖 잔머리를 굴리는 검은 눈의 며느리가 만들어가는 ‘파란만장 시집살이’ 이야기다.
고집불통에 안하무인이지만 ‘참을 수 없이 귀여운’ 파란 눈의 시아버지와, 남편의 ‘주방독재’에 대항해 쿠데타를 일으켜줄 세력을 남몰래 기다리던 시어머니. 김치와 고추장을 좋아하는 아군이자 ‘며느리 vs 시아버지의 음식분쟁 전문해결사’인 남편 조시와, 다혈질에 고집불통이지만 의리와 정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검은 눈의 며느리. 이들이 태평양 건너에서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언어와 피부와 문화의 차이조차 ‘가족’이 되어 서로 사랑하는 데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책 본문 중>



그놈의 드럼 세탁기

부엌 중앙에 늘씬하게 자리잡은 유럽식 드럼 세탁기가 한국에서는 폼나 보이더니만, 지난 5년간 나를 두 번씩이나 골탕 먹이는 통에 정나미가 뚝 떨어져버렸다.
첫 번째 사건은 영국에서 어학연수할 때 집주인 할아버지로 인해 생긴 일로, 그때 이미 ‘파란 눈 노인네’와의 충돌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으로 예정돼 있지 않았나 싶다.
첫 세탁을 마치고 성질 급한 내가 ‘세탁 후 안전장치 작동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3분’을 못 참고 문을 열기 위해 용을 쓰는 걸 지켜보시던 할아버지. 처음엔 돕겠다고 애쓰시더니만 아무 소용이 없자 대뜸 ‘재난 구조 신고 911’로 전화하라고 호통을 치시는 게 아닌가? 미친 짓인 줄은 알았지만 세탁기 주인을 무시했다간 쫓겨날 것 같아서 시키는 대로 했다가, 예상대로 “장난 전화 걸면 벌금 문다!”는 경고만 먹었다.
4년 후, 19년 된 일제 세탁기가 내뿜는 굉음을 견디다 못한 시아버지의 명령으로, 20년을 못 채우고 버리는 게 못내 아쉬워 코드를 못 뽑는 시어머니를 재촉해 새 세탁기를 사러 갔다.
드럼식을 찾는 어머니가 내심 못마땅했지만 내 돈 쓰는 일이 아니니 입을 봉했는데,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요즘 최고 인기’라고 ‘한국산 세탁기’를 권하는 판매원을 바라보는 내 맘이, 뿌듯하기는 커녕 까닭 모를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국산품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워낙 별일 아닌 일도 큰 난리로 부풀려지는 시댁의 가풍이 못 미더워서였는데, “한국 며느리를 봐서라도 이걸로 하시라”는 입방정에 두 분은 별 수 없이 한국제를 사기로 결정하셨다.
드디어 첫 세탁, 시아버지께서 조용해서 좋다며 만족스런 미소로 낮잠을 청하신 지 얼마 후, 천지개벽하는 소리에 달려와 보니 탈수를 시작한 세탁기가 온몸을 격렬하게 흔들어대고 있었다. 같은 한국산 며느리 땜에 욕도 못하시고, 붉으락 푸르락해진 얼굴로 수평계를 가져와 다리 조절을 하는 씨름 끝에 다시 작동시키는 과정을, 그 좁은 목욕탕에 바짝 들어붙어 마른 입술에 침을 발라가며 지켜봐야만 했다.
10분 후, ‘들들들’하며 세탁기가 이전보다 더 강력한 트위스트를 추기 시작하자 “붙들어!” 하는 시아버지의 구령이 들려왔다. 구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온몸을 내던져 세탁기를 껴안은 우리 고부는, ‘순간 멈춤’ 버튼을 누르고 ‘순간 멈추게’될 때까지 몇 분간 세탁기와 함께 덜덜 떨어야만 했다.
이 과정을 세 번이나 반복하고 나니 끝난 후에도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는데, 온몸을 불사른 보람도 없이 한국산이 미제 봉세탁기에 밀려나는 가슴 미어지는 현장을 이를 갈며 지켜봐야만 했다.
괜히 가만히 있는 날 물귀신처럼 엮어 넣은 세탁기 판매원과, 911전화 걸어 망신당하게 만든 집주인 할아버지. 난 이 두 남자와 드럼 세탁기를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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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브 북 출판 / 전희원 저
판매처 : 코리아푸드(020 8949 2238)
작성자
전희원 작가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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