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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팬은 죽어도 팬! 代 이은 축구팀 사랑
코리안위클리  2014/02/05, 06:34:38   
▲ 잉글랜드 프로축구 위건 애슬레틱 선수들이 2013년 5월 21일 버스를 타고 FA컵 우승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위건 애슬레틱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결승전에서 1 대 0으로 승리했다.

신혼여행·취업보다 팀 응원이 먼저

영국인에게 있어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클럽은 단 하나밖에 없는, 일생을 통해 절대 변하지 않는 운명의 첫사랑 같은 것이다. 10대 때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마음을 한번 주면 어떤 이유로도 그 사랑은 바뀌지 않는다. 가문이 이어져 오면서 지지하는 정당이 굳어지는 것처럼 축구클럽도 대를 이어간다.

영국인에게 축구는 정치 성향처럼 자신의 정체성과 같은 것이다. 많은 축구클럽이 직장이나 직업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대대로 같은 직종에 종사해 온 영국인이 자신의 직업에 기반을 둔 팀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혹은 자신의 고향을 근거지로 하는 팀을 응원하는 일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국 축구클럽 선택이 자신의 출생, 성장, 직업 등과 관련이 있고 보면 축구클럽을 축으로 해서 삶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같은 클럽 팬들이 가는 펍에서 술을 마시며 친구를 사귀고 버스를 타고 원정경기를 구경 다니면서 승패에 울고 웃다 보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대부분의 영국인은 외롭다. 직계가족 이외에 가깝게 지내는 친척도 드물고 학교 동창들은 더 더욱 잘 만나지 못한다. 이런 영국인에게 거의 매주 홈구장에서 만나고 원정경기 때는 버스 타고 같이 가는 축구클럽의 동료들이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다. 그래서 전설의 리버풀 축구팀 감독 빌 샹클리는 “영국인에게 있어 축구는 전 생애”라고 했다. 그는 또 “축구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라고도 했다.

외국인들에게는 영국 프로축구 하면 EPL(English Premier League)로 대변되는 프리미어리그만이 관심 사항이지만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잉글랜드축구협회배(FA컵) 시합이 더 인기이다. 대다수의 영국인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일찍부터 운명처럼 선택한 자신만의 클럽이 따로 있다. 설사 그 클럽이 무명의 클럽이라 해도 평생을 두고 따라다닌다. FA컵은 영국 전국 유·무명의 클럽이 별 다른 차별 없이 참가할 수 있는 경기다. 무명 클럽 축구팬은 동네에서나 뛰던 자기 팀이 프리미어리그 팀과 경기하는 모습을 FA컵이 아니면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전혀 예상치 않게 초반 토너먼트에서 자기 팀이 강호를 이기는 드라마도 FA컵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일반 팬들은 리그에도 속하지 않는 무명의 팀이 프리미어리그 팀을 깨는 ‘자이언트 킬러(giant killer)’의 이변을 즐긴다. 이는 특히 ‘약팀(underdog)을 특히 더 응원’하는 영국인 특유의 성향과도 맞다. 이런 이변이 일어나면 전국이 환호한다. 비록 이기지는 못해도 하부 리그의 무명 팀이 프리미어리그 팀과 맞붙는 사실만으로도 선수들은 물론 클럽 팬들까지도 흥분한다.

시합에 이기고 지는 일은 상관이 전혀 없다. 시합 자체가 바로 축제다. 비록 실력은 모자라더라도 명문 팀 선수들에게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전력을 다해 선전하는 자기 팀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한다. 무명 팀의 팬들은 지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해서 응원가를 부르며 즐긴다. 무명 팀이라고 팬들마저 약팀은 아니다. 오히려 무명 팀일수록 이런 자부심과 애정은 강하다. 무명 팀 팬들의 광적인 응원 때문에 유명 팀 선수나 팬이 주눅 들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무명 클럽 축구장에서 경기하는 프리미어리그 팀 선수들은 제대로 자라지 않은 잔디 상태에 당황해서 시합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FA컵에서는 종종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래서 FA컵이 재미있다. 하부 리그 소속 클럽 팀이 정말 행운이 거듭되어 영국에서 가장 큰 웸블리 구장에서 열리는 준결승전까지 올라가면 해당 도시 시민들은 거의 철시를 하고 런던으로 달려 온다. 선수들은 구장 내의 흙을 기념으로 퍼 가고 유명 팀 선수와 사진을 찍고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시합에 지고도 축제 분위기가 된다.

그래서 나온 얘기가 ‘이변이 일어나야 하고, 일어날 것이고, 일어나야만 한다’라는 말이다. 이것이 FA컵의 인기 요인 중 하나이다. 그래서 FA컵이 가장 영국적인 시합이고 영국인의 속살과 영국 축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경기라고들 평한다. 실감도 나지 않는 거액의 돈에 팔려온 선수들, 성적이 조금 안 좋다고 이메일 통보로 하루아침에 감독을 갈아치우고, 기업 마케팅을 위해 100년이 넘는 클럽 전통을 깡그리 무시하는 외국인 구단 소유주들의 횡포가 횡행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축구의 모습을 FA컵에서는 볼 수 있다.

FA컵은 이렇게 동네 조기축구 수준만 벗어난 영국 내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축구팀이 출전하는 시합이다.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은 물론이고 그 아래의 챔피언십리그 1, 2부 소속 96개 팀을 비롯해 2013~2014년 시즌의 경우는 무려 737개의 클럽이 2014년 5월 17일 웸블리 구장에서 펼쳐질 최종 결승전을 목표로 지금도 뛰고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The FA·Football Association)에는 4만개의 각종 축구클럽이 등록되어 있다. 그중에서 제대로 활동을 하는 클럽이 1700개인데 사실 이 정도도 엄청난 숫자이다.

프리미어리그 팀의 팬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프리미어리그 팀 팬은 클럽에 정식 등록된 수만 거의 팀당 평균 10만명을 넘어선다. 시합에는 일일이 따라다니지 않고 TV로만 보는 순수 팬까지 포함하면 영국민 전체가 축구팬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인 인구의 반이 골수 축구팬이라고 하는데 결국 남자 인구 모두가 축구팬이라는 뜻이다.

▲ 지난 5월 19일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아쉬워하는 맨유 팬들
▲ 지난 5월 19일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아쉬워하는 맨유 팬들
 
영국은 겨울에도 축구 시즌인데 이 겨울 날씨가 정말 음산하다. 겨울이 우기라서 거의 매일 비가 온다. 비만 겨우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을 덮은 축구장 스탠드에 앉아 있으면 넓은 운동장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살갗을 에인다. 그나마 아주 큰 경기장은 관중석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오목해서 바람을 좀 피하기도 하지만 시골 작은 클럽의 관중석은 그런 혜택도 없다. 자리마저 다 차지 않아 썰렁한 관중석을, 그것도 일부만 메운 골수팬들은 시종일관 서서 경기를 본다. 이럴 때 정말 돈 몇 푼 받지 못하고 추운 겨울에 필드를 뛰는 선수들과 팬들과의 유대감, 또 몇 명 안 되는 골수팬들끼리의 소속감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자기 팀 시합 결과에 같이 웃고 우는 동지애와 같은 대화주제를 가진 동질감으로 생긴 팬들 사이의 끈끈함은 가히 가족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 팀이 리그의 가장 밑바닥을 헤매면 헤맬수록 선수와 클럽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더욱 깊어간다. 못난 자식을 향한 부모의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자기가 안 가서 빠진 자리가 눈에 보여 혹시나 선수들이 사기를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동료 팬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독감으로 거의 혼수상태인데도 몸을 일으켜 바람 불고 비도 제대로 못 피하는 나무 벤치 관중석에 서서 목이 쉬어라 응원을 한다. 보통의 상품 브랜드는 아무리 광팬이라도 해도 상품의 질이나 디자인이 떨어지면 바로 바꾸어 버린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아무리 자신의 팀 성적이 형편없어도 응원 팀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때로는 감독이나 선수가 너무 못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놀리거나 바꾸라고 난리를 치기는 해도 팀을 바꾸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2007년 영국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강등당한 팀 팬들 사이의 충성심이 더 높았다. 성적이 좋을 때만 응원하는 ‘기회주의 팬(Fairweather fan)’이나 ‘강팀만을 쫓는 팬(glory supporter)’을 골수팬(die-hard fan)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어떻게 내 가족이 조금 못난 짓을 한다고 버리고 다른 가족으로 옮겨 타느냐는 것이다.

영국 어느 팀이나 골수팬을 넘어서는 광팬(superfan)이 있다. 이들의 충성심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이런 광팬들의 예를 한번 들어 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인 노먼 윈드럼은 1926년부터 2002년까지 자기 팀 구장인 올드 트라포드에서 벌어진 1800게임을 한 번도 빠짐 없이 다 보았다. 4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와서 축구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윈드럼의 기록은 맨유 열성팬들 중에도 아무도 못 따라오는 기록이다.

울버햄튼 팀의 팬 피터 아보트는 1976년 3월 16일부터 2013년 10월 19일까지 37년간 1912게임을 구경한 유명한 광팬 중 하나다. 공인회계사인 아보트는 자기 팀 구장에서 벌어지는 홈게임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1985년 어웨이게임에 딱 한 번 빠져서 전 게임 참석이라는 완벽한 기록 달성을 못했다. 기차가 고장 나서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홈게임 기록마저 깨졌다. 홈게임이 있었던 10월 19일에 마침 의붓딸 결혼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클럽은 골수팬의 슬픔을 달래주려 울버햄튼의 최다 골 기록 보유 선수인 전설의 스티브 불에게 사인을 한 유니폼을 들려서 결혼식에 ‘깜짝 방문’을 시켜 아보트를 기쁘게 했다. 보통 아보트는 시합이 있는 날이면 500㎞ 이상을 달려서 경기를 보러 간다. 해서 그의 차는 지난 6년 동안 무려 53만7600㎞를 뛰었다. 한 달에 거의 7500㎞를 달린 셈이다. 웬만한 가정의 1년 주행거리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광팬이라는 말을 붙여 주어도 될 듯하다.

버밍엄시티의 팬 로버트 샤넌도 1974년 이후 홈과 어웨이 1800 경기를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시티 팀이 유로파리그 본선에 나간 2011년에는 슬로베니아, 벨기에, 포르투갈 등에서 열리는 경기를 모두 따라다녔다. 4살 때 부모와 함께 시티 팀을 따라다니기 시작하고 나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심지어는 병원에 수술을 하고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살짝 빠져 나와 축구를 보고 들어가기도 할 정도였다.

뉴캐슬의 팬 로버트 네비트는 자신의 허벅지에 자기 팀 선수 앤디 콜의 문신을 큼지막하게 새겼는데 콜이 이틀 뒤 맨유로 이적해 가버리는 기가 막힌 사건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문신으로는 포츠머스 클럽 팬 존 웨스트우드를 따라올 수는 없다. 그는 온몸에 포츠머스 팀과 관련된 각종 문신을 새긴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 이름, 클럽 문장, 경기장 모양, 유명 시합 스코어 등 60개의 별별 문신이 다 새겨져 있다. 머리 밑 살갗에도 클럽문장을 새겼다. 웨스트우드는 심지어 개명까지 했다. 신문에 나오는 그의 이름은 존과 웨스트우드 사이의 중간 이름으로 보통 PFC라는 철자가 보인다. PFC는 Portsmouth Football Club의 약자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자기 이름을 쓸 때는 반드시 모든 철자를 그대로 써 주길 요구한다. 웨스트우트는 심지어 치아에도 PFC를 새겨 넣었다. 그는 희고 푸른 바둑 무늬가 들어간 높은 모자와 셔츠를 입고 같은 색깔의 긴 가발을 써서 눈에 확 띈다. 포츠머스 시합이 있는 날 TV는 웨스트우드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비춰 준다.

골수 광팬 중에는 팀에 대한 눈 먼 애정으로 완전히 신세를 망친 경우도 있다. 토트넘 팬 중 하나는 맨유 팀에 매번 지는 홈 게임에서 자기 팀이 이긴다는 쪽에 도박을 했다. 그것도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아 전액을 영국 공인 도박상점(betting shop)을 통해 베팅했다. 볼 것도 없이 토트넘은 졌고 그는 이제 평생 그 빚을 갚아 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전혀 유감이 없다”고 말한다. 돈을 따겠다는 욕심보다 자신이 정말 그렇게 필사의 응원을 하면 하늘이 토트넘을 도와 반드시 이길 것으로 믿고 도박을 했다고 말한다. 기가 막힐 발상이다.

맨체스터의 한 언론이 맨체스터의 두 클럽 유나이티드와 시티 팬들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놀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두 팀의 시합을 일컫는 맨체스터 더비를 보기 위한 광팬들의 희생은 정말 제정신인가 하고 놀랄 정도이다. 자신의 퇴사 송별회에 불참했는가 하면 탈영까지 한 사람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해 라스베이거스 등에 가는 가족 휴가 취소로부터 친구 결혼식은 물론 심지어 가족 결혼식 불참, 치명적인 수술 연기, 자녀 유아영세 연기 혹은 불참, 자신의 결혼식은 물론 웨딩파티, 심지어는 신혼여행까지 연기했다. 취직 면접, 재판 날짜도 바꾸었고 배우자의 생일을 무시했다가 이혼 단계까지 가기도 했다. 심지어는 미국으로 출장가 있다 중간에 짬을 내 돌아와 시합을 보고 1박2일 일정으로 다시 돌아간 팬도 있다. 영국 축구를 보기 위해 조건 좋은 프랑스 파견 근무를 거절한 사람부터 동생의 30세 생일파티 불참으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용서를 못 받고 있는 팬도 있다.

연이은 무단 결근이나 결석으로 학교와 회사에서 퇴학, 퇴사를 당하기도 하고 신장투석 날짜 연기라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사람도 있다. 어떤 광팬은 부모님의 금혼식에 불참했는데 아버지가 “이해하니 오지 말라”고 했다고 하니 부전자전이 바로 이것이다. 이런 광팬들의 광적 행동은 한 지방 라이벌 클럽과의 시합일 때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가장 라이벌로 꼽는 팀은 역사적인, 특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일 때가 많다. 스코틀랜드의 셀틱(천주교)과 레인저스(기독교), 맨유(천주교)와 맨시티(기독교). 에버튼(천주교)과 리버풀(기독교) 등이 그런 예이다.

광팬들의 모든 삶의 일정은 자기 팀 시합 스케줄에 따라 정해진다. 25%의 팬이 자신의 배우자와 약속보다 시합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또 20%는 자녀보다 클럽이 먼저다. 만일 자녀가 상대 팀을 응원할 경우 팬들의 4분의 3이 문제를 삼는다. 60%는 배우자가 상대 팀을 응원하면 문제 삼겠다고 답했다. 40%의 팬들이 좌석이 지정된 20년짜리 시즌 티켓을 가지고 있다. 58%가 11살 때부터 응원 팀을 정했다. 과반수의 아이들이 자기 부모들을 따라 팀을 정했다.

초등학교 교사가 맨체스터에 있는 한 초등학교로 갔다. 그 지역 주민은 모두 맨체스터 시티 클럽 팬들이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자 자신도 시티 팬이라고 하면서 학생들 중에 나와 같은 팬이 있으면 손을 들라고 했다. 한 학생만 빼고는 모두 손을 들었다. 교사는 손을 안 든 학생에게 어디 팬이냐고 물었다. 학생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라고 대답했다. 교사가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자 학생은 “부모 모두 유나이티드 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시 교사는 “부모가 한다고 반드시 뭐든지 다 따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너는 아버지가 마약을 팔고 어머니는 창녀라면 어쩔 것이냐”고 물었다. 물음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학생은 “그러면 당연히 시티 팬이 될 겁니다!”라고 했다. 두 팀의 숙명적인 라이벌 의식과 자식이 부모 따라 응원 팀을 고르는 영국 축구팬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축구 농담이다.

영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떠도는 광팬 기준이 있다. 자신을 광팬이라고 자처하려면 다음 여섯 가지 조건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

1. 어떤 상황에서도 시합에는 반드시 가야 한다.
2. 무슨 일이 있어도 클럽을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
3. 클럽에 관계되는 모든 물건을 수집해야 한다.
4. 자기 방이나 집을 창피할 정도로 클럽에 관계되는 장식품으로 도배한다.
5. 가족과 친구들을 돈, 협박, 설득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내 팀 팬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6. 클럽에 관계되는 모든 정보를 수집해 알고 있어야 한다.

주간조선

글쓴이 권석하

IM컨설팅 대표.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1980년대 초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건너가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유럽 잡지를 포함한 도서와 미디어 저작권 중개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도서출판 학고재 등의 편집위원도 맡았다. 케이트 폭스의 ‘영국인 발견(Watching the English·학고재)’을 번역 출간했다. 영국 국가 공인 관광가이드시험에 합격, 관광가이드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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