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고강도 구조조정 박차 - 사옥매각·감원·적자사업정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밑도는 3%대에 머물고 수출과 내수, 기업 설비투자와 같은 각종 경제지표가 갈수록 악화되는 등 경제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기업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상장기업의 1/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5% 줄었다.
이에따라 상당수 기업들은 위기의식을 느끼며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대한항공 등은 이라크전 이후에도 계속 비상체제를 유지하며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사옥 등 부동산 매각, 적자 사업 정리, 감원 및 경비절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조선일보 5월26일자>
기업들 다시 ‘구조조정’
삼성전자·현대차 ‘비상경영’
국내 기업들은 최근 경제 여건을 외환위기 쇼크 당시에 못지않은 위기 상황으로 규정,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불필요한 사옥이나 부동산을 일제히 매각하는가 하면, 수익이 나지 않는 한계사업을 신속히 접거나 해외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또 각종 경비 지출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한편 감원을 단행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수원공장에서 본격적인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사옥 및 공장 매각=기업들은 현금확보를 위해 사옥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공장들을 무더기로 경매시장에 내놓고 있다.
◆인력감축=경영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은 감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사스 등으로 최악의 불황을 겪고있는 대한항공은 지난달 10년 이상 근속사원 170여명을 명예퇴직시켰다. PC 업체인 현대멀티캡도 최근 전체 임직원의 10%가 넘는 16명을 명예퇴직시켰다.
◆철수 및 해외이전=국내에서 고임금을 견디다 못한 노동집약 업종의 해외이전은 갈수록 이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전공장을 속속 해외로 이전 중인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캠코더도 중국 천진공장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올 들어 수정진동자 등 한계사업을 정리했고, 편향코일(DY)을 만드는 브라질공장도 낮은 수익을 이유로 매각했다.
◆경비절감=기업들은 긴축 분위기 조성을 위해 경비절약부터 독려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접대성 경비를 22% 감축해 연간 150만달러를 절감키로 했고, 1/4분기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하나로통신은 이사대우 이상 임원의 연봉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 LG화학은 경비 20% 절감 운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사내 2차 회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골프도 줄이며, 절주 운동도 강력하게 벌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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