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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환자들의 경우는 아동들과 달리 부모없이 혼자서 견뎌내야 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빠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갈 확률도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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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자주 씻고 타인 접촉 기피 등’ 증상·정도 사람마다 달라
아동 강박행동 야단치면 더 심해지기도 소아 청소년은 물론 어른 환자를 진찰할 때도 심심찮게 대하는 문제가 바로 강박증이다. 일반인들은 대중매체나 관련 서적에서 읽은 대로 손을 자주 씻거나 다른 사람 몸에 손이 닿는 것을 너무 두려워해서 장갑을 끼고 다니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강박증은 그 증상이나 정도가 개인에 따라서 매우 다르다. 가벼운 정도의 강박증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자신의 생활을 매우 잘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한 강박사고로 인해 집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다.
강박증이란 강박사고와 행동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손을 자주 씻는 강박증을 보자. 이런 사람은 자신의 손에 뭔가 더러운 혹은 무서운 세균이 묻어서 이것이 자신의 입이나 다른 사람에게 묻으면 나쁜 병이 전파된다고 늘 걱정한다. 이것이 강박사고(Obsession)이고 바로 이러한 걱정을 없애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 강박행동(Compulsion)이다. 즉 손을 자주 씻거나 장갑을 끼고 다니거나 다른 사람 몸에 안 부딪히려고 한다.
소아 청소년에서도 이러한 강박증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실 아동은 그들의 발달 단계중에서 강박증을 앓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학자들이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길을 다닐때 ‘내가 이 선을 밟으면 시험을 망치게 될꺼야’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보도 블럭을 걸으면서 이리 저리 춤을 추면서 다니던 것을 기억하는 독자들도 꽤 있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러한 강박사고는 크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곧 개구쟁이로 돌아가서 거리를 자연스럽게 활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떤 아동의 경우에는 이러한 강박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이런 걱정과 행동을 되풀이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부모가 잘 타일러 보거나 이성적으로 쓸데 없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말로 달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손을 자주 씻는 강박증 환자는 자신의 손에 뭔가 더러운 혹은
무서운 세균이 묻어서 이것이 자신의 입이나 다른 사람에게 묻으면
나쁜 병이 전파된다고 늘 걱정한다. 이것이 강박사고(Obsession)이고
바로 이러한 걱정을 없애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 강박행동(Compulsion)이다.
즉 손을 자주 씻거나 장갑을 끼고 다니거나 다른 사람 몸에 안 부딪히려고 한다.
아무리 달래봐도 강박행동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에 부모가 신경질을 내거나 심하게 야단을 치게 되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어 보일 수는 있지만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아동이 밤에 잠을 잘 때 베게가 떨어져서 이층침대 밑에서 자는 동생이 질식사 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하자. 그 아동은 자기 전에 몇 번이나 자신의 베게 위치를 확인하고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한다. 그것을 본 어머니가 도대체 왜 그러냐고 야단을 치니까 불을 끄고 자는 시늉을 하지만 자신이 베게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게 되니까 더욱 더 잠을 못자게 된다.
또 다른 아동은 자신이 형광펜의 뚜껑을 열어놓으면 거기서 유독한 냄새가 흘러 자신과 가족들이 위험해진다고 생각해 형광펜 뚜껑을 꼭꼭 여러 번 닫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집안을 여러 번 돌아다니며 확인을 한다.
이런 학생들은 얼핏 보기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일지는 몰라도 마음속에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정신병’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 논리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른 환자들의 경우는 생기는 증상들이 조금 비슷한 편이다. 즉 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하거나 손을 자주 씻고 물건의 위치를 확인하는 강박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동들과 달리 부모없이 혼자서 견뎌내야 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빠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갈 확률도 많다.
또 다른 형태의 강박증, 즉 머리속으로 같은 생각들이 떠오르는 식의 강박증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즉 자신의 머릿속으로 자꾸 누가 총을 쏘는 무서운 생각들이 떠오르고 그래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갈거라고 생각해서 자꾸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경우는 강박사고가 외부에서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치료할 때 좀 더 섬세한 테크닉을 요구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로 나뉘는데 심리치료는 인지행동 치료가 일반적인다. 즉 위의 형광펜 냄새를 걱정하는 아동의 경우는 자신이 형광펜을 열어놓고 실제로 어떻게 되는 지 실험하는 치료를 했는데 아동이 걱정이 많으므로 처음엔 10분 그다음에 20분 이런 식으로 숙제를 늘려 주었다. 이러한 ‘노출 요법’(행동치료)를 통해서 이 아동은 거의 자신의 강박 장애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출 요법을 하기에 너무 불안한 환자도 많으므로 약물 치료나 다른 인지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흔하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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