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의 공포가 뉴욕·워싱턴·시카고·토론토·런던 등 세계 곳곳의 차이나타운과 중국인들에게도 애꿎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스 확산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차이나타운이나 중국 식당에 갔다가 혹시 감염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확산한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 식당의 매출이 급락한 것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차별까지 나타나고 있다.
◆차이나타운 불황=차이나타운 기피현상이 가장 심한 곳은 15일까지 13명이 사스로 사망하고 전체 인구의 10%(41만명)가 중국계인 캐나다의 토론토다.
토론토 중국상인협회 측은 “지난 주말 매출이 80%나 줄어들었다”며 “자칫하면 타운 전체가 문을 닫을 처지”라고 말했다.
캐나다 교민 강대석(37)씨는 “토론토의 성당·교회에서는 교인들끼리 악수 대신 목례를 하고 있으며, 중국인이 많이 사는 스카보로·마크햄 지역으로는 택시가 들어가기를 꺼린다”라고 전했다.
기피현상이 심해지자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와 야당 당수인 폴 마틴 의원이 일부러 차이나타운에 들러 식사까지 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사스로 의심되는 환자 한 명이 숨지자 차이나타운은 물론 일반 중국 음식점의 매출까지 뚝 떨어졌다.
뉴욕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베트남 식당은 지난 주말에 주인 사정으로 문을 닫았는데 주인이 사스에 걸려 죽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상인연합회가 14일 긴급회의를 열고 해명하는 소동을 빚었다.
시카고 차이나타운은 지난주부터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일부 식당이 “우리 식당은 사스에 감염되지 않았습니다”라는 안내 간판을 내걸었다.
런던·파리·시드니의 차이나타운들은 아직 미국·캐나다처럼 직접적인 타격은 받지 않았지만 조만간에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인협회 차원에서 당국에는 루머확산 방지를, 언론에는 ‘차이나타운과 홍콩을 연결하는 기사의 자제’를 각각 요청하고 있다.
◆인종차별 기미=토론토의 언론들은 “‘중국 사람들은 아무거나 막 먹어서 그런 병에 걸린 것이다.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라’는 식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공공연해지고 중국계 학생들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받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뉴욕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중국계 학생이 ‘넌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는 급우들의 놀림을 받고 울면서 귀가해 부모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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