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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하기 약간은 쑥스러운 ‘섹스 온 더 비치’, 어떤 맛을 자랑하길래 ‘해변의 정사’로 불리게 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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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얼굴’ ‘해변의 정사’ ‘스크루 드라이버’ … 매력적인 이름 유래도 가지가지 칵테일 Bar에서 메뉴를 보며 음료를 고르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굉장히 힘든 선택의 시간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몇 분을 심사숙고한 뒤, 결국 주문하는 술은 늘 마시던 지루한(?) 맥주가 되기 십상이다. 가격이 비싼 이유도 있지만 아무래도 보장되지 않은 새로운 맛에 대한 두려움에 생소한 이름이 더해져, 칵테일은 언제나 최후의 결정으로 미뤄진다.
칵테일 이름은 주로 독특한 맛 혹은 색깔 등 눈으로 보여지는 모습을 비유해서 짓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이름에 꼼짝 못하는 성격의 사람이라면 칵테일의 맛보다는 단지 마음에 드는 이름이 선택 기준을 좌우하기도 한다.
색깔이나 맛 등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었던 칵테일은 다음에도 다시 찾을만큼 이름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런던의 어느 Bar에서 ‘엔젤 페이스’(Angel’s Face) 라는 칵테일에 도전한다고 하자. 한 모금 살짝 마셨을 뿐인데 어디를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띵한’ 기분이 든다면 왜 이렇게 이름이 지어졌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별한 이름을 가진 칵테일을 꼽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주인공은 아마도 ‘섹스 온 더 비치’(Sex on the Beach)가 아닐까 싶다. 주문하기 약간은 쑥스러운 이름의 이 칵테일이 어느 정도의 맛을 자랑하길래 ‘해변의 정사’로 불리게 된 것일까?
드라이버로 저어 마신 ‘스크루 드라이버’
술 마시며 벽에 헤딩한 ‘하비 월뱅어’ 이 칵테일은 달콤한 라즈베리(Raspberry Liqueur) 혹은 카시스(Black Currant) 술을 기본으로 크랜베리(Cranberry Juice)와 파인애플 주스(Pineapple Juice)가 어우러져 풍부한 과일 맛과 향을 낸다.
영화 ‘Cocktail’ 때문에 유명해진 이 음료는 Bar마다 다른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표준은 없지만 두 가지 주스와 과일 맛을 바탕으로 한 리큐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섹스 온 더 비치’는 오랜 역사 속에 지금까지도 꿋꿋이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클래식 칵테일 (Classic Cocktail) 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화끈한 이름 덕분에 인기를 누리면서 현재는 이 칵테일에서 파생된 새로운 타입도 많아졌다. 갖가지 주스를 혼합해 과일 맛을 더욱 강조하거나 다른 리큐어의 사용으로 ‘해변의 정사’ 보다 더욱 야한 이름을 사용하는 등 현재 칵테일의 흐름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클래식 칵테일 중에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이름이 붙여진 ‘스크루 드라이버’(Screwdriver)가 있다.
이 칵테일은 중동 유전에서 근무하던 미국 기술자가 보드카와 오렌지 주스를 섞어 드라이버로 저어 마셨다고 하여 이런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 칵테일을 즐겨 마시던 Harvey라는 사람이 갈리아노 (Galliano·바닐라 향 허브 리큐어)라는 술을 얻어 마시면서 벽에 헤딩을 해 ‘하비 월뱅어’(Harvey Wallbanger) 같은 변형 칵테일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름은 다소 생소하고 부담 되기도 하지만 이런 점들이 칵테일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 칵테일에 무엇이 들어갔을까 생각하기보다는 메뉴에 씌여진 이름표를 통해 칵테일을 알아가는 재미를 여러분들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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