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2개 꼴 … 지난해 비해 33% 급증 영국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펍(PUB)’이 경기침체로 인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펍은 서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프리미어리그 등을 보며 생맥주를 마시고 간단한 음식을 먹는 영국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교장소.
도심 한 가운데는 물론 주택가 곳곳에도 수백년 된 펍들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주류협회(BRITISH BEER & PUB ASSOCIATION)가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펍이 올 상반기에 주당 52개꼴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상반기 일주일에 39개가 폐업한 것과 비교하면 33% 급증한 것으로 1990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펍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2천377개 펍이 문을 닫아 전체 펍의 수는 5만3천466개로 감소했다. 펍의 폐업으로 2만4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협회측은 덧붙였다.
특히 주택가에 있는 펍과 음식보다는 술을 위주로 판매하는 펍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류협회 대변인은 “펍이 문을 닫는 것은 경기침체 때문”이라며 “집밖으로 나오는 사람들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류세 인상, 펍내 금연 등의 조치도 펍의 경영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펍 업계는 지난해부터 ‘주류세를 내려 펍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전개했으나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주류세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
또한 펍내 금연이 시행되면서 흡연가들은 펍 출입구 밖에 맥주 잔을 든 채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데이비드 롱 협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데다 펍내 금연이 시행되고 주류세가 오르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지역사회의 여론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펍을 공공 자산으로 인식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펍 체인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운영자들에게 재정 지원을 하는 등 폐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