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자 88%가 20∼30대, 민주노총ㆍ한총련 등도 조직적 동참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거리 시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주축 세력이 청소년에서 20∼30대 성인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거리시위로 이어진 2차례 촛불문화제에는 10대 청소년이 많았던 이전 행사와 달리 20∼30대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린 청계광장을 벗어나 이튿날 새벽까지 광화문 4거리와 서울역, 신촌로터리 등을 돌아 다니며 거리 시위를 벌였고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특히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 청년이었고 이틀 동안 연행된 68명 가운데 60여명이 이 연령대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는 지난 6일 저녁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침묵시위 때 참가자 9천500여명 가운데 70% 가량이 중고생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처럼 20∼30대 참가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교육당국이 일선 중ㆍ고교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막은 반면 현 정부의 정책에 실망한 젊은층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보니 지난 주말 촛불문화제는 단순히 기존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넘어서 ‘이명박 탄핵, 독재 타도’ 등의 반정부 구호까지 등장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노동자 단체 등도 촛불문화제에 조직적으로 합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총련은 이날 연세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24일 촛불문화제에는 여의도에서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 1만8천여명 중 일부가 합류했고, 전교조 교사도 전국교사대회를 끝내고 참가했으며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종교인 모임인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도 100일 순례를 마치고 동참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시위가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촛불문화제에 20∼30대 청년들의 참여가 대거 늘었다”며 “젊은층의 참여가 많아지면서 도로 점거 등 과정에서 민첩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으나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