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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유학비 ‘눈덩이’ 야위어가는 중산층
코리안위클리  2007/03/15, 06:00:49   
기러기아빠 연봉 50~80% 보내… 수억대 빚 지고 목숨 끊기도

#1 공무원인 강성민(가명) 과장은 딸과 아들이 미국에서 대학과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다행히 둘이 같은 도시에 살고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공립이어서 부담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한 해 3000여만원. 문제는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내후년부터다. 비용이 거의 갑절로 뛰기 때문이다. 이미 2500만원을 대출한 강 과장은 아들이 대학을 마칠 때쯤이면 1억원 정도를 빚질 각오를 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과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을 비교해 보니 한 명에 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자식 교육을 위해 그 정도는 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아파트 평수도 조금씩 줄여갈 계획이다.
#2 김효숙(가명·45)씨는 16살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 보냈다. 한 해 비용은 학비가 1만2000달러 정도이고 홈스테이 비용이 1만2000달러, 여기에 생활비와 용돈 등을 합쳐 3500만원 정도다. 한 해 가계 수입의 절반을 차지한다. 김씨는 “평소 돈 관리를 잘하고 한국에 남은 식구들이 알뜰하게 살기 때문에 당장 가계 부담을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아들의 유학비자를 연장할 때는 1년치 학비를 한꺼번에 송금해야 하기에 부담이 된다. 또 당장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목돈이 들까봐 걱정이다. 김씨는 “주위 얘기를 들어봐도 우리랑 비슷한 상황에서 자녀 유학을 많이 보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기 유학이 더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되면서, 이에 따른 가계 부담이 중산층의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 이 가운데는 과도한 유학 비용에 짓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에서 아들 유학비 부담으로 괴로워하던 문아무개(53·여)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 결과, 문씨는 유학비 조달 등으로 6억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유학업체인 해외유학공사의 박정원 원장은 “5~6년 전만 해도 부유층이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요즘에는 상담하러 오는 학부모 10명 가운데 네댓명은 월급쟁이 등 중산층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한 해 2만~3만달러가 유학비용의 한도라는 식으로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이른바 ‘기러기 아빠’들을 심층면접한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김성숙 교수는 “연구를 하면서 만난 아버지들은 대체로 연봉의 50~80% 정도를 자녀에게 보내지만, 심하면 수입의 100%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 유학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뛸 수 있다. 예상치 않은 위험에 맞닥뜨릴 가능성은 국내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최양숙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강사(상담학)는 “부모 세대가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다 보니, 자녀 세대의 교육을 위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배경에는 교육 수준의 인플레도 있고, 유학파가 사회 전반적으로 득세를 해 왔던 점도 무시 못할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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