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요 은행들이 고객들의 대대적인 불법 수수료 환불 요구 움직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26일 애널리스트들의 추정 결과 바클레이즈, HSBC, 로이즈 TSB 등 대형 은행들이 미승인 당좌대월 사용 및 부도 수표 발행을 빌미로 지난 6년간 고객에게 물린 ‘불법’ 수수료는 약 72억 파운드(13조2천600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공정거래위원회(OFT)가 이런 수수료 부과 관행에 대해 ‘불법’으로 판정하고 피해 고객들이 일제히 환불 요청을 해올 경우 이들 은행은 72억 파운드에 이르는 ‘불법’ 수수료 전액을 환불해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레디 스위스 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이 이런 ‘불법’ 수수료 부과 현황에 관해 펴낸 첫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주요 은행들은 미승인 당좌대월 사용과 부도 수표 발행에 따른 위약 수수료 명목으로 지난 6년간 매년 12억 파운드씩 모두 72억 달러를 챙겼다. 이 금액은 은행 수입 내역 분석을 토대로 산출됐다.
이 보고서 내용은 영국 은행 업계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소비자 ‘저항’에 기름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경고했다.
이 신문은 지난 주 인디펜던트가 ‘불법’ 수수료 환불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환불을 위한 온라인 안내문을 내려받은 고객이 25만명을 웃돌고 수천 명의 고객은 이미 거래 은행으로 부터 70파운드에서 많게는 수천 파운드씩 환불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민간 소비자단체인 ‘소비자협회’는 은행 고객 4명 중 1명이 매년 위약 수수료를 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경우 은행들의 ‘불법’ 수수료 수입은 연간 47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추정치가 맞는다면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환불해줘야 할 ‘불법’ 수수료 총액은 280억 파운드까지 불어날 수도 있다.
OFT는 영국 은행들이 고객에게 부과하고 있는 건당 30∼40 파운드의 현행 위약 수수료에 대해 수 주 안에 ‘불공정’ 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럴 경우 수만 명이 추가로 환불 요구 운동에 가세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말했다.
OFT는 지난 해 미승인 신용 카드 대출에 대한 위약 수수료가 건당 12 파운드를 넘을 수 없다고 판정한 바 있어 은행 수수료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은행들은 수수료를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내려야 한다.
영국 은행업계를 대변하는 ‘영국 은행업협회(BBA)’는 은행 업계가 위약 수수료로 매년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리는 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비공식적으로는 매년 15억 파운드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OFT와는 별도로 주요 은행들이 미승인 대출 수수료를 둘러싼 고객들의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