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서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경공업·전자에서 중공업으로 해외 이전이 확대되고 있고, 핵심분야도 과감하게 해외로 옮기고 있다.
국내 중전기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은 중국 최대 변압기 생산업체인 바오딩티안웨이와 함께 허베이성 바오딩시에 배전변압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8월23일 현지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달 말까지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11월부터 공장건립에 착수한다. 효성은 이에 앞서 스판덱스(저장성), 타이어 보강재인 타이어코드(저장성)와 스틸코드(칭다오시) 등 나머지 간판제품의 중국 내 생산기지도 속속 신증설하고 있다.
부엌가구 업체인 한샘은 지난 7월 초 베이징 통주개발공업지구에 있는 7800평 부지에 부엌가구 공장을 착공했다. 한샘 최은미 팀장은 “한·중·일을 하나의 시장으로 간주하고 물류비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으로 진출했다”고 말했다.
전자와 자동차도 해외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오는 2010년까지 중국에서 100만대, 미국 30만대, 유럽 30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체코나 슬로바키아에 유럽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제조부문 시간당 임금은 폴란드가 한국의 60%, 헝가리와 체코는 40%, 슬로바키아는 3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지난 7월 완공한 슬로바키아 공장에 모니터 이외에 디지털TV 생산라인도 설치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하반기 들어 중국 쑤쩌우에 LCD모듈 조립 공장도 완공, 첨단 제품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수원공장에서 맡는 PC 제조도 2005년까지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김광태 상무는 “휴렛팩커드(HP)나 델 같은 세계적 메이커와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브라운관 TV를 만드는 폴란드 공장을 PDP TV 등 첨단 제품 생산라인으로 개조,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중국 난징의 PDP 조립공장도 이달 완공한다. SKC도 지난달 23일 중국 쑤저우 인근 우지앙시에 IT용 가공필름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일본은 몇 차례 엔고를 겪으면서 주요 기업들이 생산시설의 상당부분을 해외로 이전시켰다”며 “우리도 원화강세가 장기화되면 생산기지 해외이전이 가속화돼 국내 산업공동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제조업 33% ‘돈벌어 이자도 못내’
올 상반기중 국내 제조업체 3곳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등 한계 기업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비율 등 전체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돼 기업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03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중 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등록돼 있거나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된 1천 3백35개(금융업 제외)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4백56.4%로 지난해 같은 기간(3백55.4%)에 비해 1백1%포인트나 개선됐다.
조사대상 업체들이 평균적으로 금융비용의 4.5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백% 미만인 업체의 비중은 같은 기간 28.8%에서 33.3% 로 상승,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일부 상위권 기업에만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전년동기(1백5.8%)보다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인 1백1.6%를 기록, 미국(1백67.3%) 일본(1백62.5%) 등의 기업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경상이익률(경상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9.2%)보다 1.9%포인트 떨어진 7.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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