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오는 날
어느날 문득 고향친구와 마주한다면
풋고추에 구수한 된장..
한 병의 막걸리 아니 소주 한병
두부 한모 그래도 좋아
소주 한잔 앞에 놓고
우리는 훈훈한 정에 젖으리, 향수에 젖으리
개울가 발가숭이 그 시절로도 돌아가보고
하나 둘 잊혀져가는 얼굴도 떠올려보리
시원한 그늘을 던져주던 고향의 느티나무
앞의 시냇가 건너는 명순 이네 집이였고
골목 앞 구멍가게 돌면 개왕눈이 경철 이네 집이였다
길 건너 양철집 지붕의 중국 집 호떡 굽는
중국 아저씨는..뚱뚱 한 몸매에..
어쩌면 술은 또 그렇게 좋아하셨는지
지금은 무얼하고있는지, 잘 살고있는지
마을 귓쪽 허름한 한옥 에살던
김씨 과부 아줌마 집 창문턱에 매달려
목옥 하는 모습 훔쳐볼려고...
지금쯤 하늘나라 어디에서인가 잘 살고있을가..
누렁이 밭갈이 할때 소몰고 힘차게 ..흙뒤집는 모습
명숙 이네 삼촌은 산처럼 커보였고
자주 흙 묻은 손이며 얼굴을 씻어주던
경철이겐 예쁜 누나가 있어 마냥 부러웠다..
지금쯤 그옛날 의 동네들.. 비여있을 고향
어린시절 그시냇가 운동장.. 그 느티나무아래에선
혹시 아이들이 뛰여놀고나 있는지
저멀리 뚝방 끝에 저녁 밥 짓는 연기 자옥했던 해질녘이면
아이들을 불러들이던...성구야..! 경수야..! 막묵으라..!
어머니의 목소리 오늘도 귀가에 쟁쟁하다
아,! 고향의 강과 들판과 고향의 뒷동산..
나팔꽃 분꽃 활짝핀 담장 아레에서
예쁜게 웃던 내짝꿍 아직 거기 있을까..
공부 안 하던 게으른 나에게 자주 들던 어머니의 회초리
그리고 어머니의 잔사소리 까지
너무도 그립다, 고향의 모든것
비가 처량하게 내리는 날....
으스스한 한기가 어께을 스치며..
한적한 창문 밖 풀경 보면..
고향친구가 그립다
그시절.. 그비밀스런.. 옛일을 되새기며
소주 한잔 기울이고싶다
텅 비어있을 고향을 함께 슬퍼도 하리...
어릴때 그시절을 회상하면서..
2008 ... 10... 29 SUNGKU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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