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대학 졸업증이 아니라 기술과 능력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순위가 영국에서 공개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에서 성공한 ‘기술 백만장자’(skillionaire) 100명이 발표됐다고 9일 보도했다.
특히 올해에는 대학 교육을 받을 기회를 놓친 학생들이 20만명에 달해 더욱 의미를 더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술 부자들’의 공통점은 대학을 선택하는 대신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기술을 배웠거나 대학에 갔어도 특정 분야의 일을 익혔다는 점이다.
이들이 모은 재산은 176억파운드(약 31조원)에 달한다.
1위는 영국 중장비업체인 JCB사의 앤서니 뱀퍼드 회장이다. 21억5천파운드 상당의 재산을 보유한 뱀퍼드 회장은 1960년대 초 프랑스에서 기계생산회사인 매시 퍼거슨의 2년 견습생으로 일을 시작했다.
뱀퍼드 회장은 이미 재산 일부를 교육에 투자했고, 기술을 배우러 다니는 14~19세 청소년을 위해 기술전문대학이라는 네트워크도 구성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 유명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 자동차 경주 세계챔피언을 지낸 니겔 만셀과 재키 스튜어트, 코미디언 빌리 코놀리, 패션 대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대부분 남성인데, 100명 중 여성은 7명에 불과했다.
리얼리티 TV 프로그램(Dragon’s den) 출신 스타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섬유공장을 포함해 여러 기업을 경영하는 드보라 모딘도 그 중 한 명이다.
서머싯에 있던 집을 떠나 브라이턴 소재 대학 졸업장을 얻으려고 별도의 공부를 시작한 모딘에게 이때의 경험은 자신의 사업 경력에 큰 신뢰를 얻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 명단에 유명인사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홉 살에 스코틀랜드에서 인도까지 먼 길을 여행했고, 클라이드사이드 조선소에서 선반공이자 설비 기술자가 되기 위해 학교를 떠났으며, 인도 레스토랑 사업으로 부자가 된 차란 길도 리스트에 올랐다.
길은 “견습 시절의 경험이 있었기에 나의 고객들이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알게 됐다”며 “아들도 4년 일정의 엔지니어 실습 과정에 있는데, 낮에는 일에서 해방돼 공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명단은 영국 신문 선데이 타임스의 ‘리치 리스트’(rich list)를 작성한 필립 베레스포드가 현지 직업교육기관인 시티 앤드 길드 협회를 위해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