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긴축정책에 따라 국방예산이 대폭 삭감되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창고에 보관해 온 각종 구형 장비는 물론 시계, 보석까지 매각하기로 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 보도했다. 국방부가 웹사이트에 올린 수천개 매물 가운데 우선 장갑 재규어 승용차, 섬유 유리로 만든 수직이륙 해리어 전투기, 헬리콥터, 랜드로버 등이 눈길을 끈다. 시중가격이 1천 파운드에 이른다는 고급시계 레이몬드 바일 탱고도 매물 목록에 포함돼 있다. 여자 스파이가 사용했을 법한 크리스티앙 디오르 크리스털 시계도 돋보인다. 이 고급 시계에는 다이아몬드가 48개 박혀있는 데 수심 50m까지 방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2천750파운드로 책정돼 있다. 검은색 재규어XJ6은 1만2천~2만5천 파운드에 매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색슨 장갑차는 2만5천 파운드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 군용 모터바이크도 매물로 나왔다. 사막에서 주로 사용하는 역삼투압식 정수장비, 콘크리트 절삭기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덩치가 큰 것은 퇴역항모 HMS 아크 로열로 가격은 350만 파운드. 이것을 중국에 매각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해군이 사용했던 42형 구축함 3대는 100만 파운드에 판매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방부가 캐머런 총리로부터 앞으로 10년간 360억 파운드의 예산삭감을 통보받은 가운데 이러한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언짢은 반응도 만만치 않다. 보병 지휘관을 역임한 패트릭 메르서 의원(보수당)은 “(국방부 계획은) 집안에 전해내려오는 은제품을 내다 파는 것과 같은 것이다. 각종 장비와 물건을 구입하는 데 엄청난 돈이 들어갔는데 헐값에 판매하려 한다.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