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66원=U$1.6 U$1=1230원…런던 증시 8년래 최저
한국의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11일 한국종합주가지수는 엿새째 하락행진이 이어지면서 전날보다 11.7포인트(2%) 하락한 532.53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0.7포인트(2%) 하락한 35.43을 기록, 6일째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환율은 엔·파운드·유로화 등 세계 주요통화들이 미국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원화만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우리은행 런던지점이 발표한 환율고시에 따르면 원화는 전날보다 9원 낮은 1229.9원으로 마감, 환율급등세에 일단 제동이 걸렸으나 올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 파운드화는 1966원을 기록했다.<환율 4면 참조>
북핵 및 미사일 발사 그리고 유가 상승으로 인한 악재 때문에 한국의 실물 경기 역시 빠른 속도로 나빠지면서 중소기업활동이 위축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일제히 ‘심각한 불경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 핵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에서 돈 빌리는 조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국내금융회사들의 외환차입에 비상이 걸렸다.
기름값과 채소류 가격을 중심으로 한 생활물가도 급등세를 보이며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휘발유는 ℓ당 1400원대로 올라섰고, 나쁜 날씨 탓에 양파·애호박 등의 채소값도 한 달 전보다 10∼70%씩 치솟았다.
박승 한국은행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낮아질 확률이 높으며, 국민들은 내핍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라크 사태와 북한 핵문제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경우, 올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또 이라크 전쟁이 상반기 중 조기종결 되더라도 북한 핵문제가 하반기에 지속되면 성장률이 3%대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9일 보고서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세계 주가도 동반 추락
미국달러는 △이라크전 가능성 △작년 미국정부의 무역적자가 전년보다 21.5%가 늘어난 점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한국원화를 제외한 주요통화에 계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주요통화에 대한 하락세를 이어가 4년만에 최저치인 유로당 1.10달러까지 밀렸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 지난해 11월 이후 7%나 떨어졌으며 최근 1년동안에만 20% 이상 하락했다.
파운드화 역시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여 1파운드=1.45유로로 1년만에 15%정도 가치가 떨어졌다.
한편 세계 주요 주식시장도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동반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1일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지수가 전날보다 2.24% 하락한 7862로 마감, 20년 만에 8000선이 무너졌고,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도 10일 전날보다 171포인트(2.22%) 떨어진 7568을 기록했다.
런던증시는 10일 전날보다 55.6포인트(1.6%) 하락한 3426을 기록해 1995년 7월 이후 8년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FTSE주가총액은 1999년 말 최고지수 6930에 비해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