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말고도 다른 국제현안 많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해오던 토니 블레어(Blair) 영국 총리가 미국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블레어 총리는 7일 런던에서 각국 주재 영국대사 150여명이 참석한 모임에서 행한 연설에서 “영국은 미국의 절친한 동맹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에 대해 사람들이 문제 삼는 것은 대량살량무기나 국제테러가 현안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좀더 폭넓은 국제현안들에 대해 다수가 관심을 갖고 의견을 같이하는 만큼 미국도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것”이라면서 중동사태·지구온난화·빈곤문제 등에 대해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의견도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영국
방송은 이 같은 블레어의 연설을 ‘대외정책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선언’으로 불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으며,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이 미국의 푸들 같아 보인다는 영국 내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블레어 총리가 이같이 발언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각국 지도자들이 1월 말∼2월 초로 관측돼 온 이라크 공격 결정을 연기해 줄 것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 전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은 27일 전쟁 여부를 가름할 사찰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이들 지도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와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10일 각각 가진 기자회견에서 “‘명확한 물증’이 나오기 전에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맹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9일 내각회의에서 “27일이 최종 시한은 아니며 사찰단에 시간이 더 주어져야 한다”며 11일에는 미국이 중동평화 노력을 배가하지 않을 경우 이라크 공격은 위험한 수준의 반미 감정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10일 사찰단의 임무가 마무리된 후에나 군사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산넘어 산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가 테러국가로 분류한 이라크에 대한 공격여부를 고민하는 중 북한의 핵무기 개발문제가 갑자기 터져 어느 것을 먼저 처리할 지와 대책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그렸다. <1월11일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