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집권 노동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영국 지방선거가 4일 실시된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를 제외하고 잉글랜드 지역에서만 실시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런던 자치구 32개를 포함해 잉글랜드 176개 지방의회 의원 4천360명을 뽑는다. 이와 함께 4명의 시장이 새로 선출된다.
총선과 달리 뚜렷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은 지역 주민과 직결된 환경, 의료서비스, 주민세, 교육, 치안 등에 대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집권 노동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문화장관 남편의 뇌물 수수 의혹, 대가성 정치자금 스캔들, 내무부의 외국인 범죄자 관리 소홀, 의료서비스의 적자액 증가, 부총리의 혼외 성관계 등 줄줄이 터져 나온 부정적 뉴스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전망이다.
여론조사기관 ICM이 가디언 신문의 의뢰로 최근 정당별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은 지난 1987년 총선의 대패배 이래 19년 만에 가장 바닥인 3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1야당인 보수당은 노동당보다 2% 포인트 앞선 34%,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은 2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줄줄이 터진 악재 속에 고전 중인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당수의 의석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과연 얼마나 잃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1978년 이래 가장 적은 지방의회 의석 6천500석을 보유한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200석 이상 잃을 경우 최악의 밤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총리직을 이양하라는 당내 압박에 시달리는 블레어 총리는 당내외에서 더 거센 사임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 성적이 괜찮을 경우 블레어 총리는 연내 사임론을 물리치고 2007년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의 블레어’라 불리며 개혁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보수당 의석 8천200석에 200석 정도는 더 보태야 우파 의원들의 반발을 누르고 당내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지난 3월 신임 당수로 선출된 자유민주당의 멘지스 캠벨 당수는 노동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얻은 반사이익을 잘 살려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잃지 않고 추가해야 지도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런던 7.7 테러 후 반이민 정책을 추구하는 극우정당 영국국민당도 바람을 타고 있어 노동당과 보수당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