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서울에서 진행된 8.15민족대축전 행사에 나갔던 우리 대표단이 돌아온 그 다음날에 합동군사훈련이 공식 발표됐다”면서 “이번 훈련이 시작되자마자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훈련계획을 점검하며 위기와 전시태세를 고취하는 행동까지 했다. 이것은 민족의 지향에 대한 도전이고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는 도발이며 대화 일방인 우리에 대한 배신”이라고 조평통을 통해 주장했다.
북한은 UFL연습 시작을 전후해서는 비난의 초점을 주로 미국에 맞췄으나 이번에는 남한을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심상치 않다고 보도됐다.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재앙 이후 뉴올리언스 등지에서 약탈과 방화, 총격전, 성폭행 등 무법과 혼란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라이스 국무장관,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 고위 각료들의 부적절한 대응과 처신 논란, 인종 갈등 문제 등 미국이 안고 있는 뿌리깊은 분열과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보도가 난무하고 있어 북한과 같은 ‘단세포’사회에서 보기에는 미국이 당분간 종이호랑이처럼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국지도부가 국내문제로 정신없는 상황을 틈타 북한은 북핵회담 재개를 바로 앞두고 평소 북한이 상투적인 핑계를 들어 청와대와 미국을 싸잡아 공개비난을 재개하여 앞으로의 회담분위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미국의 수뇌부가 국내문제로 정신이 없어 북한을 공격할 수 없고 임박한 북핵 6자회담에서도 끌려다닐 것이다’라는 자기네식의 판단에 기인, 청와대까지 싸잡아 비난함으로써 ‘남조선은 혁명이 진행중’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오판을 함께 낳게한 듯 하다.
앞으로 보아가며 ‘아니면 말고’를 위해 조평통이란 완충제를 끼워넣고 우리와 미국을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보기엔 청와대는 임기단축에, 연정에 정신이 빠져있고 미국은 카트리나로 만신창이가 돼버렸으며 남한사회에서는 북한찬양일색이라 ‘남조선 혁명’의 적기라고 오판하고 있어 이때에 한탕하자는 김정일식 호탕한 불장난을 또 벌이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