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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언론에 도덕의 날개를
코리안위클리  2005/09/08, 01:27:26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해서 검찰과 언론이 개혁되면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엑스파일’ 사건이나 언론계 비리 사건들을 보면 검찰과 언론의 개혁은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채 두 달도 안 되는 사이 잇따라 터진 언론계 비리 사건들은 언론인의 몸가짐과 윤리의식이 어떠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사건1
지난 7월13일 밤,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의 ‘만취폭력’ 사건이 있었다. 그는 이날 밤늦게 술에 취해 택시기사와 회사원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오랫동안 정당을 담당해온 그 기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을 ‘대통령 친구’라고 하면서 ‘전라도 XX’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그에게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는 “일반시민이면 모르겠는데 기자라는 얘기를 듣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이 기자를 하면 보도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개탄했다는 것이다.
#사건2
7월21일 밤 9시,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뉴스가 일제히 ‘엑스파일’ 사건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한 일간지의 사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재벌과 결탁해 유력 대선 후보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기업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도 심각한 문제지만, 정·경 유착을 감시해야 할 신문사의 사주가 적극적으로 정·경·언 유착을 꾀하는 내용의 ‘엑스파일’ 사건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사건3
8월18일, 서울경찰청은 외국인 노동자 송출비리와 관련해 언론사 간부 등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홍아무개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은 지난해 말 홍씨의 부탁을 받은 뒤 올해 1월 홍씨가 브로커로 일하는 인력 송출업체의 경쟁업체에 대한 비리를 보도했다. 경찰은 이 보도와 관련해 문화방송 전 보도본부장과 전 보도국장 등이 제공받은 향응과 금품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4
8월22일, 한 대형 드라마 외주 제작사가 2003년 <한국방송> 등의 일부 드라마 제작 담당 간부와 피디들에게 명절 선물과 ‘야외비’(감독진행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 내부자료가 <한겨레>에 공개됐다. 자료에 언급된 사람들 가운데 몇 명은 명절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며, 이 외주 제작사의 전 직원은 “공식적인 제작비에 들어 있지 않은 ‘야외비’를 내가 직접 현금으로 피디 등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회정의의 최후 보루로서 권력과 사회의 비리를 감시해야 할 기자와 피디, 언론사 간부들이 본분을 잊은 채 스스로 권력층 의식에 젖어 불법을 저지르고 시대에 뒤떨어진 행태를 보인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을 계기로 사회의 변화와 시대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언론인들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로 떠올랐다. 부도덕한 언론인이 만들어내는 신문이나 방송에 국민들이 믿음을 줄 리 없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언론사들뿐 아니라 모든 언론 종사자들이 이제 시대가 요구하는 윤리 기준을 따르지 못할 경우 언론의 존재기반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도덕 재무장을 해야 할 때이다.
한겨레 8월27일자

윤 영 미
여론매체부 미디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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