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사진)이 추진하는 ‘사형제 폐지법안’의 제정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까지 동참 의사를 속속 표시해 오는데다 폐지 법안의 골격도 거의 가다듬어졌다.
유의원은 지난 19일 문장식(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장) 목사, 이영우(사회교정 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 진관스님, 김형태 변호사, 김수진(한일교회 역사연구회 회장) 목사 등 사형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들과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사형제를 없애는 대신 종신형제를 추가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국민여론 수렴을 위해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8월에 열기로 했다.
유의원은 26일 “법안의 성격상 정파적 이해관계와 상관없는 문제인 데다 당론으로 결정해 추진할 경우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여야 의원의 동의를 얻어 법안을 제출키로 했다”고 말했다.
며칠 전 반대 여론의 조기 형성 등을 경계해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형제 폐지법안의 추진 보도에 당혹스러웠다고 언급했던 그는 이날 “이제 법안 추진이 공개된 이상 당당하고 공개적으로 일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형제 폐지 보도가 마치 오보인 것처럼 언급했던 부분에 대해선 “여권에서 쏟아지는 선거법안들에 대한 보도가 그렇다는 것”이었다고 부인했다.
유의원측 관계자는 “임채정, 유재건, 김부겸, 원혜영, 최규성 등 열린우리당 의원 외에 한나라당 김형오, 정의화 의원 등이 폐지 법안에 찬성하는 의사를 밝혔으며 민주당 손봉숙 의원도 같은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공청회의 공동 개최를 제의해 왔는가 하면, 사형제를 폐지한 영국대사관 마이크 카윈 정무참사관도 유의원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찬반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유영철 사건’을 계기로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높아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지난 18일부터 진행 중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폐지 찬성이 4만1921명(31.7%)인데 반해 반대가 8만4833명(64.0%·26일 오후 현재)으로 우위를 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