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카슬 한인회장 인터뷰
최근 영국내 지역한인회의 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옥스포드대학 한인회(회장 박규현) 주최로 열린 설날잔치는 500여명이 참석해 이례적으로 대성황을 이뤘으며 4월 23일 뉴카슬한인회 주최로 열린 첫 한국음식축제도 잘 마친 것으로 보인다.
런던과 뉴몰든의 한인이 늘어남과 비례해 지방의 한인도 증가하고 있으며 각 한인회 행사의 규모도 점차 커지고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들은 한국을 잘 모르는 영국인이나 외국유학생들에 대해 문화전도사역까지 맡아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음식축제를 마련했던 이몽주(49) 뉴카슬한인회장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역한인회 단면과 재영한인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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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열린 뉴카슬 한인회 주최 ‘한국음식축제’. 행사에는 26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뉴카슬한인회 웹사이트(www.societies.ncl.ac.uk/korean 사진 가운데)에는 다양한 한인회 활동과 회원명부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 뉴카슬한인회는 언제 생겼으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먼저 뉴카슬은 잉글랜드 북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런던에서 약 300마일 떨어져 있어 서울·부산간 거리인 셈입니다.
15여년 전 뉴카슬 대학생을 중심으로 뉴카슬대학 한국학생회로 구성이 되어 활동해 오다 이곳 Northumbria대학 한국학생과 합쳐 뉴카슬한인회로 명칭이 바뀌었고, 작년부터 Newcastle 대학, Northumbria대학, 그리고 뉴카슬 인근의 Sunderland의 Sunderland대학과, Durham지역의 한인, LG회사의 한인 모두를 회원으로 한 북동부 지역의 재영한인회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출발은 미약하나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학생(유학생, 또는 어학연수생)들의 유입이 예상되어, 한국인의 위상과 권익보호를 위해 이곳 한인회의 임무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번 한국음식축제에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번 행사는 뉴카슬 대학에 한국학생회(Korean Society)가 정식인정을 받은 후 지난해 11월 행사 제안을 했는데 이것이 수락되어 학교측으로부터 £1100의 보조금을 받게 되어 행사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곳 한인들이 나름대로 현지 영국인 및 외국 학생들과 빈번한 교류(집에 초대해서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또는 중국 가게에서 간단한 snack류의 한국음식을 경험)를 가진 탓에 한국 음식이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것을 많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곳 한인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영국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인 숫자는 적지만 한국 인지도는 매우 높아 이번 음식축제에 더 많은 호응을 보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음식에 호의적인 사람은 직접 김치담그는 법을 배우기도 할 정도이니까요.
또한 한국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위해 휴대전화악세서리나 열쇠고리같은 소품을 한국에서 구입해 이번 행사때 판매했는데, 반응도 좋았고 행사비용 마련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 행사를 마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곳에도 한국의 태권도는 이미 유명합니다. 그리고 태권도장도 많지만 주로 품세에만 집중되어 격파는 쉽게 볼 수 없었지요. 그래서 이번 축제에 태권도 격파시범을 마련해 한국인의 기개를 과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사관에 문의한 결과 재영한인회에 요청하는 게 좋다고 하여 재영한인회를 방문하여(회장은 만나지 못했고, 여직원과 대화함) 소개해 줄 것을 부탁해 Manchester 신동완 사범의 연락처를 받았으나 잘못된 전화번호를 받아 시기를 놓쳐 일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공새미 사물놀이와도 접촉을 하였으나 영국 방문 시기가 맞지 않아 공연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도 아쉬었습니다.
또한 대사관에 한국 홍보 비디오와 책자를 요청했지만 준비가 늦어져 행사당일에는 우리 측에서 준비한 자료로 홍보를 대신한 것도 무척 아쉬웠습니다.”
- 지방한인회는 런던과 뉴몰든 중심의 재영한인회와 또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을텐데 어떠한 시각차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지난 재영한인회장 선거때 각 후보들로부터 하루에도 여러차레 전화를 받으면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듯함도 느꼈고, 적은 규모지만 지역한인회를 이끌면서 보람된 일을 하겠다는 각오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30파운드를 내고 지역한인회장으로서 정당한 한 표를 던졌습니다. 그 당시 후보자분들 모두 지역 한인회에 최대한 지원을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재영 한인회를 방문하면서 다소 씁쓸하고 서운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재정적인 지원은 차치하고라도, 필요한 정보도 제대로 제공해주지 못할 정도로 허둥대는 재영한인회는 제가 10년전에 겪은 미국 뉴욕의 한인회와 비교해 너무 부끄러운 모습으로 생각됩니다.”
- 재영 한인사회에 바람 내지 의견이 있다면?
“지방에 있는 한인들은 주로 학생인 경우가 많고 뉴몰든이나 런던처럼 한국의 문화 내지는 음식 등을 자주 접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아주 가끔 고향을 느끼기 위해 큰 맘 먹고 뉴몰든이나 런던에 가서 한국음식 장도 보고, 동포신문도 접하게 되는데 이때 오다가다 들러서 차라도 한 잔 하며 넋두리라도 할 수 있는 곳이 한인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홈페이지 게시판이 낯뜨거운 사이트 홍보로 가득할 정도인데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번 한인회 방문과 접촉을 통해 재영한인회 조직 관리가 너무 소홀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지난 ULKS(런던한인학생회)에서 한국축제 개최 후 대사관에서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수고를 치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규모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역한인회에서도 같은 목적의 행사를 성공리에 해냈다면 당연히 수고를 치하받을 일이라 생각합니다.
런던 중심에서 영국 전역의 한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모든 지역 한인회는 말 없이, 한국인이라는 소수민족의 한계를 딛고, 어쩌면 겉으로 화려한 재영한인회보다는 변방의 재외공관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믿습니다. 끝으로 거듭 지역 한인회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특별취재반>

이몽주
뉴카슬 한인회장
뉴카슬대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언어학(Applied Linguistics)을 전공하고 있으며 작년 9월부터 뉴카슬한인회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