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 검사장)는 9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개인후원회(부국팀) 부회장 및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60) 변호사에 대해 LG에서 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변호사는 지난해 대선 직전인 11월22일 당시 강유식 LG 구조조정
본부장에게서 현금 150억원을 받는 등 3개 이상의 기업에서 수 백 억원의 불법 정
치자금을 받은 혐의다.
이들 기업 중에는 삼성그룹도 포함되며 검찰은 서변호사가 삼성그룹에서 공식 후
원금 이외에 거액의 선거 자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LG측이 대주주들로부터 갹출해 조성했던 비자금 가운데 현금 150억원을 63
개의 상자에 나눠 담은 뒤 탑차(화물칸이 컨테이너 모양을 한 화물차)에 실어 지
난해 11월22일 오후 8시40분경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서변호사에
게 트럭째로 건넸다고 밝혔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현재 서변호사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150억원이 서변호
사에게 건네진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조사를 끝내지 못했다”며 “돈의 사용처와
LG측 대주주들이 갹출한 자금의 불법성 여부 등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할 것”이라
고 말했다.
그는 또 “LG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사실 소명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 부분의 혐
의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만 서변호사가 추가로 돈을 받은 다른 기업에 대해
서도 조만간 조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해 서변호사가 불법 모금한 돈의 액
수가 더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서정우 변호사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경기고, 서울대 법대 직속 후배로 작
년 대선 때 개인후원회인 ‘부국팀’ 부회장과 법률특보를 지냈다.
부국팀 회장인 이정락 변호사, 이전총재의 친구인 박우동 변호사 등과 함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렸다.
이전총재와는 가족끼리 함께 휴가를 보낼 정도로 막역했고 지난해 대선 때는 직접
‘병풍공방’의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이전총재와 인연은 법무법인 광장의 공동대표인 박우동 변호사를 통해 이뤄 졌지
만 이전총재도 판사시절 서변호사를 유난히 아꼈다고 한다.
서변호사가 이전총재의 정치 입문을 반대했던 일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