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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58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우스터 소스’
코리안위클리  2013/02/13, 07:17:06   
▲ ‘Worcestershire Sauce’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843년 우스터에서 식료품 가계를 운영하던 Lea와 Perrins라는 두 사람의 손에서 우연찮게 탄생하였다.

“영국은 종교가 100가지가 넘으면서 소스는 우스터 소스 하나 밖에 없다”

누구나가 짐작할 수 있듯이 전통적으로 음식문화에 있어서는 프랑스가 항상 영국에 압승을 거두어 왔다. 그러나 이제 그런 비교도 지나간 일들이 되고 말았다. 오늘날 현재의 모습과 상황은 많이 다르다(주1). 어찌되었건, 자국의 음식문화가 상대적으로 월등하게 앞서가고 있을 때 프랑스 사람들은 영국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농담을 시도 때도 없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 나게 쏟아 부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음식의 맛을 좌지우지 하는 소스에 대해서 한 자락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사람들의 혀를 즐겁게 해주는 소스는 음식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그런데 원래 고대의 소스sauce는 아주 심플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솔직히 소금salt 하나 밖에 없었다. ‘짜다’ 그렇지 않다. 이게 전부였다(주2). 그런데 오늘날 프랑스는 음식문화의 대국답게 자그마치 700여 가지에 이르는 소스를 요리할 때 사용한다. 아니나 다를까, 득의 양양한 프랑스 사람들이 엄매 기죽은 영국 사람들에게 얄밉게 던지는 말 중에 유명한 말이 있다. “영국은 종교가 100가지가 넘으면서 소스는 우스터 소스 하나 밖에 없다” 라는 말이다. 듣는 영국 사람들로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얄밉기 그지 없다(주3).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이 영국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면서 이야기하는 이 우스터 소스의 대중적인 인기는 가히 전세계적이다. 우리의 모국 한국에도 진출해 있고, 일본에서는 돈까스의 히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우스터 소스는 한 때 소스의 대명사격으로 사용되었다. 무슨 음식이든지 간에 꼭 끼여 든다.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말이다. 단일한 소스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장악한 소스 중에 ‘우스터 소스’ 만큼 유명한 것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프랑스 사람들은 알까?

“우스터 소스는 한 때 소스의 대명사격으로 사용되었다.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무슨 음식이든지 간에 꼭 끼여 든다.
단일한 소스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장악한 소스 중에
‘우스터 소스’ 만큼 유명한 것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참으로 웃기게도 이 우스터 소스는 연구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소스가 아니다. 그럼 하늘에서 뚝 떨어진 소스인가? 따지고 보면 그런 셈이기도 하다. ‘Worcestershire Sauce’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843년 우스터에서 식료품 가계를 운영하던 Lea와 Perrins 라는 두 사람의 손에서 우연찮게 탄생하였다. 인도에서 대영제국의 임무를 마치고 지방으로 돌아온 Marcus경이 자신이 인도에서 먹었던 향신료 및 여러 가지 재료들을 가지고 식료상이었던 이 두 사람에게 소스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Marcus 경은 이 두 사람이 만들어 놓은 소스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지 금방 실증을 내고 말았다. 바쁘게 식료품 가계를 운영하는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개발한 이 소스의 존재를 까마득히 잊고 가게 한 구석에 처박아 놓았다. 시간이 한 참 흐른 후 가계를 정리하던 두 사람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던 이 소스를 발견한다. 어차피 시간이 지난 소스니 버릴 도리 밖에 없었다. 운명은 짧은 촌각에 결정이 났다. 버리기 직전에 맛이나 다시 한 번 볼까 싶어서 살짝 찍어 맛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향신료와 식초 기타 재료가 들어간 이 소스는 버림받고 방치된 기간 동안 숙성이 되어 아주 맛난 소스로 변신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하느님 감사 합니다’라고 생각한 이 두 사람은 그냥 쓰레기 통에 버리기로 결정한 이 기막힌 소스를 상품화 하기로 결정하고 팔았다. 사람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1843년 이 두 사람은 그 지역의 귀족들과 상류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스터 소스를 이용한 음식 조리법’을 만들어 홍보를 하였는데, 이 일을 계기로 삽시간에 영국 전역으로 이 소스는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부터 이 소스의 이름은 ‘Worcester sauce’ 혹은 그냥 심플하게 ‘Worcester’라는 이름으로 영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스의 반열에 올랐다. 폐기처분 되기 일보직전의 소스가 일약 스타가 된 것이니 인생만사 새옹지마가 따로 없다.

▲ 1843년 귀족들과 상류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스터 소스를 이용한 음식 조리법’을 만들어 홍보를 하였는데, 이 일을 계기로 삽시간에 영국 전역으로 이 소스는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 1843년 귀족들과 상류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스터 소스를 이용한 음식 조리법’을 만들어 홍보를 하였는데, 이 일을 계기로 삽시간에 영국 전역으로 이 소스는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우스터 소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칵테일 ‘Bloody Marys’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흔히들 표독스러운 여왕으로 평가를 하는 영국 튜더 왕가의 여왕 메리의 이름을 딴 칵테일에 영국에서 만들어진 세계적인 소스 ‘우스터 소스’가 들어가는 것을 프랑스 사람들은 어떻게 이야기 할런지 간혹 궁금하기도 하다. 백 번을 양보해서 생각해 봐도, 프랑스 사람들이 좋은 말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한 술 더 떠서 성공회 그리고 영국의 왕실까지 들먹이면서 조크 내지는 핀잔을 줄 것이 십중팔구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프랑스 사람들이 음식에 관련해서 영국을 칭찬할 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하여간 두 나라는 재미 있는 나라 임이 분명하다.

(주1) 이제 영국은 음식문화 대국의 반열에 올라와 있을 만큼 일취월장 했다. 그 원인과 이유를 분석하면 아주 다양하고 재미난 결과물들이 나온다.
(주2) 소스(Sauce)는 본래 ‘소금 친(Salted)’이라는 뜻의 라틴어 ‘Salsa’가 프랑스로 건너가 생긴 말로, ‘Salsus’ 또는 ‘Sal’에서 유래되었다.
(주3) 영국 사람들 또한 프랑스 사람들의 음식문화를 핀잔하는 농담을 많이 한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전문 컨설팅회사 Fashion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www.fashionfood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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