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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38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야~”
코리안위클리  2012/03/21, 06:42:49   
▲ 스코틀랜드에 가면 반드시 한 번 정도는 먹어 봐야 할 음식 하기스. 양의 위장에 다른 동물의 내장을 갈아서 귀리와 함께 집어 넣고 삶아 먹는 음식이다. 마치 한국의 순대국밥처럼 온갖 내장들이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민족 시인 로버트 번즈가 노래한 스코틀랜드의 전통음식 ‘하기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인이 있다. 시대와 연령대를 초월하여 대중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소위 국민작가라고 평가 받는 사람이다. 그 나라 혹은 민족의 고유한 삶과 생활을 그 나라 언어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세상에 알려진 스코틀랜드의 국민작가는 월트 스코트다. 그런데 스코틀랜드에서 월트 스코트에 버금가는 민족 작가가 있으니 바로 로버트 번즈 라는 시인이다. 흔히 ‘농부 시인’이라고 불릴 만큼 스코틀랜드 민중들과 동일한 삶의 궤적을 그려온 사람이다. 그는 자연과 호흡하면서 민초들의 삶을 몸으로 체험한 농부 그 자체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월트 스코트가 반듯한 도회풍의 삶을 살았던 문인이라면, 로버트 번즈는 흙 속에서 쟁기질하며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생활을 시로 담아 노래한 사람이다. 마치 백화점과 야시장 같은 아주 대조적인 삶을 살았던 두 명의 국민작가를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가슴속의 자랑으로 생각한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야. /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란 노래가 있었다. 아마도 중년을 넘긴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이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아 보면, 졸업식 때 그리고 송년회 혹은 친목단체의 대미를 장식을 할 때 불렀던 노래다. 바로 이 노래는 로버트 번즈의 시를 스코틀랜드 민요에 붙여 부른 노래다. 원곡은 ‘Auld lang syne’이라고 스코틀랜드 남부 사투리인데, 영어로 옮기면 ‘Old long since’ 정도 된다. BBC 방송의 연말 송구영신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나오는 노래다. 이제 독자 여러분께서도 로버트 번즈가 누구인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1788년에 시로 적은 이 가사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서로의 우정을 나누고 술잔으로 건배하면서 어린 시절 고향 땅의 추억을 되살리며 회포를 푸는 내용이다. 특히 고향 땅 스코틀랜드를 떠나 천리길 런던에서 객지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펍이나 친구집에서 스코틀랜드의 대표 술이라 할 수 있는 위스키를 마시며 서로간의 우의와 친목을 나누고, 헤어 질 때 반드시 불렀던 민요가 바로 이 노래인데, 후일 ‘이별가’ 혹은 ‘송별가’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농부 시인’이라 불리는 로버트 번즈는
스코틀랜드 민중들의 삶을 몸으로 체험하고
그들의 생활을 시로 담아 노래했다.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이 위대한 국민시인을 기념하는 행사를 성대히 베풀어
자신들의 감사를 전한다.

로버트 번즈는 1759년 1월 25일 태어났다.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이 위대한 국민시인을 기념하는 행사를 성대히 베풀어 자신들의 감사를 전한다. 이 잔치에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3가지 있다. 하기스라는 스코틀랜드 전통음식, 스코틀랜드의 전통주 위스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 파이프 연주다.
아주 노련하고 중후한 요리사가 커다란 접시에 전통음식 하기스를 담아 등장하면 그 뒤에서 지긋한 노년의 신사가 백 파이프를 폼나게 분다. 그리고 나서 로버트 번즈의 하기스에 관한 시를 낭송한다. 하기스, 백 파이프, 로버트 번즈는 바로 스코틀랜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것들이다.
스코틀랜드에 가면 반드시 한 번 정도는 먹어 봐야 할 음식이 바로 전통적인 서민 음식 하기스다. 그런데 이 하기스는 내용물을 알고 먹기에는 아주 불편해하는 분들도 종종 있다. 양의 위장에 다른 동물의 내장 즉 심장, 간, 허파 등을 갈아서 귀리와 함께 집어 넣고 뜨거운 물에 오랜 시간 삶은 다음 그 내용물들을 끄집어 내어 먹는 음식이다. 마치 한국의 순대국밥처럼 온갖 내장들이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오늘날 하기스는 상점이나 가게에 가면 이미 어느 정도 조리된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 반 조리 상태의 하기스를 가열하거나 혹은 좀 더 색다르게 조리해서 먹으면 된다. 전통 하기스 보다는 내용물도 많고 발전된 상태라서 그리 불편하게 먹지 않아도 된다.
영국의 파이가 척박한 민중들의 삶이 녹아 있는 것처럼, 하기스 또한 스코틀랜드 민초들의 가난한 지난날들이 녹아 있는 음식이다. 어쩌면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 이자 농부 시인이라 할 수 있는 로버트 번즈가 이 하기스를 시로 담아 적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정서나 삶은 한국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코드가 맞다고나 할까. 기왕이면 위스키 한 잔에 친구들과 함께 먹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헤어질 때 원곡 ‘Auld lang syne’ 은 아닐 지라도 한국에 소개된 번안곡 ‘작별’ 이라도 한 번 불러 보면 구수한 친구들의 우정을 좀더 찐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영국에서 ‘음식과 문화’를 박사과정으로 수료한 필자는
Food Trend, Eating/Dining out trend 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공,
음식관련업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Business strategy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Fashion Food 21. Ltd의 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하면서
Essen, 주간조선,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 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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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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