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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음식이야기 8 사랑을 위한 남성들의 음식 ‘굴 - Oyster ’
코리안위클리  2010/11/17, 06:20:06   
▲ 영어권에서는 굴을 두고 ‘r’자가 들어가는 달에 먹는 음식이란 뜻에서 ‘R’ 계절의 음식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중 11월과 3월 사이에 먹는 굴이 최고급 맛을 선사한다.
스테미너 증진 위한 보양음식 … 영국 남동부 Colchseter 굴 축제 열기도

남성들은 성적능력과 사회적 성취욕을 동일한 반열에 올려 놓고 즐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통해서 살펴본 권력자들의 사생활은 마치 여성편력을 훈장처럼 줄줄이 달고 살았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남자들은 성욕이 감퇴하고 생식력이 떨어지는 것을 마치 사형선고 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것은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이 느끼는 심리적 공황 보다 더 심각하다. 그 이유는 바로 모든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숫컷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하나를 상실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찾는 것이 스테미너 증진을 위한 이른바 보양음식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보양 음식들은 동물 보호 단체 혹은 환경론자들로부터 호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음식을 두고 벌어지는 이질적인 사고의 다양함에서 야기되는 일종의 ‘문화충돌’이라고 필자는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다면 동·서양 구분없이 그리고 지역적 갈등이나 문화적 충돌 없이 문명화된 사회인으로 대접 받으면서 먹을 수 있을 무난한 보양음식이 없을까. 물론 아주 많다. 그 중에도 가장 편리하게 먹을 수 있고 효과 또한 뛰어난 것이 ‘굴-oyster’이다.
서양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남성 정력제로 알려져 있는 굴은 “Eat oysters, love longer”라고 칭송되기도 한다.
유럽 역사에서 굴을 좋아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면, 먼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여성편력의 대명사 카사노바가 하루에 400개 이상의 굴을 먹었다고 한다.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도 굴은 카사노바에게 정력제 이상으로 사랑의 묘약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프랑스를 접수하고 프로이센 제국을 일군 일등공신으로서 철혈재상이라 불리는 비스마르크는 한 번에 175개의 굴을 먹었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일화에 의하면 사실주의 작가 발자크는 한 번에 1444개를 먹었다고 까지 하는데 아무래도 거품이 심하게 와전된 이야기인 듯하다.
굴에 대한 사랑에 있어서 나폴레옹 또한 빠지지 않는다. 그는 전쟁중에도 식사 시간에 반드시 굴을 먹어야 할 정도로 좋아했다. 템즈강 하류의 굴을 그렇게 먹고 싶어 했었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전의 수모를 당함으로서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로마 제국의 모든 황제들은 굴을 좋아했다. 나폴레옹처럼 줄리어스 시저 또한 템즈강 하류의 싱싱한 굴을 좋아했었다고 한다. 나폴레옹과는 달리 줄리어스 시저는 영국을 정복함으로서 그 꿈을 달성했다.
굴은 우리들에게 얼굴이 다소 뜨거운 이야기만 들려주는 음식은 아니다. 굴에는 역사 속의 어두운 이야기도 있다. 폭군의 이미지로 잘 알려진 황제 네로가 권좌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굴 때문이다. 서기 37~68년 사이 로마 황제로 집권하면서 폭권을 휘두른 네로는 황제 클라디우스의 양자이다. 네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는 아들 네로를 황제로 등극시키고 막후에서 행사할 권력욕에 사로잡혀 재혼한 남편 클라디우스 황제를 독살한다. 클라디우스를 살해할 때 아그리피나가 치밀한게 사용한 방법은 바로 황제가 좋아한 싱싱한 생굴에 독약을 넣어 먹였다. 그러나 아그리피나는 네로가 황제에 등극한 몇년 후 아들 네로에 의하여 도리어 죽음을 당하는 비극을 맞는다.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로 종종
비교될 정도로 영양소가 많은 음식군에 포함된다.
특히 유럽 미식가들에겐 절찬의 대상이다.

서양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익히지 않은 날 것의 수산물들은 먹지 않지만 굴 만은 예외다.(주1)
콩이 ‘육지의 우유’ 라면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로 종종 비교될 정도로 영양소가 많은 음식군에 포함된다. 특히 유럽에서는 ‘겨울 바다의 우유’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미식가들에겐 절찬의 대상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유럽을 비롯하여 영어권에서는 굴을 두고 ‘R’ 계절의 음식이라고 이야기한다. ‘r’자가 들어가는 달(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 January, February, March, April)에 먹는 음식이란 뜻이다. 이 중 11월(November)과 3월(March) 사이에 먹는 굴이 최고급 맛을 선사한다. 따라서 바로 지금 굴을 먹기에 최적의 계절에 들어선 것이다.
굴은 자웅동체의 생물로서 5월(may)과 8월(August)이 산란기다. 이때는 굴을 먹지 않는다. 더우기 이때는 비브리오 균에 감염될 확률이 아주 높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굴을 아직도 위험한 음식군으로 분류한다.
굴은 민물과 바닷가에서 서식하는데 그 종류가 100여가지가 넘는다. 바닷물이 들어 올 때 각질 안의 내전근으로 위쪽의 패각(껍질)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면서 몸속의 영양분을 섭취 한다. 굴은 일단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패각을 닫아 단단하게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따라서 단단히 닫혀 있는 이 굴 껍질을 따기에는 무척 어려움이 따른다.
Oyster라는 이름 또한 그리이스어 ‘ostreon’에서 유래된 말로 ‘단단한 껍질’ 이란 말이다. 이러한 어원 때문에 서양에서는 과묵한 사람을 일컬을때 “he is an oyster”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우리들이 영국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를 ‘oyster card’ 라고 이야기 하는데 왜 그렇게 부르게 되었는지 독자 여러분들 나름대로 상상을 하면서 해석해 보는 것도 참 재미있을 듯하다. 굴의 수명은 50년이 넘는다. 그렇지만 3~5년 사이의 굴맛이 최고라고 한다.
영국에서 전통적으로 유명한 굴 산지는 Whitstable, Colchester 등 영국 남동부 지역이다. 영국의 음식문화사를 살펴보면 19세기 중반부터 이곳에서 사람들은 굴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Colchester에서는 매년 10월(October)에 굴 축제를 개최해 ‘R’ 계절의 본격적 도래를 영국 전역에 알리기도 한다.
19세기 초 까지만 해도 영국에서 굴은 다량으로 수확되고 값도 싸서 가난한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따라서 가난이 심한 지역 일수록 굴 소비가 높았다. 찰스 디킨슨은 자신의 소설에서 “가난과 굴은 항상 동행 하는 듯하다” 라고 적고 있다. 아브라함 링컨은 일리노이 집에서 파티를 열었는데 음식이라고는 항상 굴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굴은 아주 고급 음식으로 평가 받는다.(주2)
가을이 중반을 지나 종반을 향해 무거운 걸음을 뒤척 뒤척 옮기고 있다. 누가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 이야기 했을까. 이국의 가을에 어깨가 무거워진 남성 독자 여러분들이 계시다면 싱싱한 육즙이 가득한 굴을 오늘 저녁 권해 드리고자 한다. 친구와 더불어 와인 한 잔이 몹시도 그리운 계절이 아닌가. 필자 또한 소소한 그리움들이 낙옆처럼 뒹굴고 있다.

(주1) 문명화된 음식의 구분으로 날 것에 대한 비판적인 철학은 그 역사가 아주 길다.

(주2) 서민들이 부담 없이 먹었던 굴이 고급화 되어 귀한 몸이 된 과정은 너무 길어서 여기 다 적을 수 없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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