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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4 유럽사에서 중요한 생선 ‘대구’
코리안위클리  2010/09/15, 02:37:58   
대구 어업권 놓고 전쟁 치른 아이슬란드와 영국 …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설정
세계사를 자세히 살펴 보면 유럽은 동양보다 더 자주 그리고 훨씬 앞서 바다에 대한 절대 영향권을 차지하고자 전쟁을 벌였다. 그렇게 차지한 바다는 유럽인들에게 동양과 신대륙으로 가는 새로운 뱃길과 양질의 단백질 음식인 ‘생선’을 선물로 주었다.
생선은 육지에서 제공받은 고기나 채소 그리고 곡식과는 다른 맛과 영양을 제공했다. 더구나 2만여 종이 훨씬 넘는 물고기 대부분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인류에게 신이 내려준 가장 큰 축복의 하나일 것이다.
이 많은 생선들 가운데서 유럽인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사랑을 받아온 생선이 바로 ‘대구’이다. 특히 영국인들에겐 대구를 사용하는 ‘피시 앤 칩스’ 때문에 더욱 각별하다.
피시 앤 칩스는 산업혁명과 더불어 아주 빠른 속도로 영국 사회에 폭 넓게 퍼져 나간 대중 음식이 되었다.
인구는 늘어 갔으며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간편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기 시작했고 피시 앤 칩스는 이러한 소비자의 구호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음식이었다.
대구 소비가 늘자 영국은 더 많이 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대구 어장 북해에서 서서히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대구는 육지와 가까운 얕은 바다에서 서식한다. 따라서 대구에 대한 어획권은 종종 이권에 연루된 국가간의 첨예한 긴장관계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특히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대구는 대륙붕들이 가까운 북반구 대서양에 많이 살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영국은 대구에 대한 어업권을 두고 수 차례에 걸쳐 아이슬란드와 ‘대구 전쟁’을 치렀다.
아이슬란드는 섬의 80%가 인간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화산으로 이루어진 자연환경 때문에 자원이 극도로 부족하다. 따라서 북대서양에서 잡히는 청어와 대구는 이 나라의 양대 수출품이자 국가 수입원의 절대 부분이기도 하다.

인류는 10만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물고기를 잡아 먹었다.
동굴 벽화와 화석 유적에서 물고기에 대한 기록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그 많은 생선들중 대구는 유럽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으뜸인 생선이다.

중세 이래로 청어와 대구를 절여서 파는 상업은 유럽에서 아주 중요한 교역중 하나였다.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은 선박 건조기술에 있어서도 단연 전세계에서 가장 선두주자였다. 대구잡이 어선의 건조 기술과 고기잡는 기술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앞서 갔다. 트롤(trawl)이라는 아주 날렵하고 매끈한 어선을 개발하여 아이슬란드 앞 바다의 대구를 엄청나게 포획해 갔다.
가난한 섬나라의 가장 큰 수입원이 위협을 받게 되자 이들은 영국인들의 어업권에 제동을 걸었다. 영국 어선의 어업전관수역을 12해리에서 50해리 까지 확대 선포했다.
먹거리는 생존이기도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마침내 어선과 더불어 전함들이 아이슬란드 앞바다에 진출을 하게 된다. ‘대구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1972년 아이슬란드의 발포로 시작된 전쟁은 두 나라가 급기야 국교를 단절하는 사태로까지 급박하게 확대 되었다. 4년후 영국이 아이슬란드 200해리 수역에서 어선을 철수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200해리 수역안이 바로 생선 ‘대구’의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구, 경제 규모, 군사력 등등에 있어서 영국과는 감히 상대가 되지 않은 아이슬란드가 그렇게도 당당한 기세로 영국에 대항하여 일전불사 전쟁을 선포하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모든 싸움은 관전 포인트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그 재미가 달라진다. 필자는 이 대구 전쟁의 관전 포인트를 바로 한 때 바다의 왕자로 군림했던 ‘바이킹’에 두고 있다.
아이슬란드가 누구인가. 바로 바이킹의 직계 후손들이다. 유럽에서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보다 훨신 앞서 바다를 제패한 것이 바로 ‘바이킹’들이다.
‘스칸디나 제국’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바이킹이 중부 이북의 유럽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바이킹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8~11세기의 유럽사는 이들의 모험, 항해 그리고 약탈의 이야기로 빼꼭하다. 그런데 바이킹들이 만들어 갔던 그 스칸디나 제국은 생선 ‘대구’가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고 필자는 단언한다.
독자 여러분들은 놀라지 마시길 바란다. 신대륙을 발견한 최초의 사람은 콜럼부스가 아니다. 콜럼부스 이전에 이미 신대륙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이 바로 이 바이킹이다. 아일랜드에서 혹한의 얼음으로 뒤덥혀 있던 그린란드까지 진출하여 영토를 개척한 사람들도 바이킹이다. 이들이 일찍이 그 멀리까지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단 한가지, ‘대구’이다.
바이킹들은 바다에서 잡아올린 대구를 겨울의 찬공기에 건조시켜서 오늘날 육포처럼 먹었던 것이다. 이 바싹 말린 대구는 바로 바이킹의 식량이었다. 바이킹들이 활발하게 개척하였던 그 바닷길은 바로 대구가 활발하게 이동하는 길이었음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고대 아이슬란드인들은 대구의 머리를 먹으면 인간의 지능이 개발된다고 믿었다. 어떤 특정한 먹거리가 인간의 머리를 맑게 하거나 두뇌 개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오늘날 과학적으로도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오래전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믿었던 ‘대구 머리를 먹는 행위’는 어쩌면 그들의 바람이었을지 모른다. 용감하게도 바다를 헤쳐 세계를 향해 나갔던 선조들이 후손들은 자랑스럽고 부러웠을 것이다. 그러한 믿음은 아직도 그들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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